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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演说 Address

역대 대통령의 3·1 삼일절 기념사

by 여우ㅤㅤ 2024. 3. 2.

대통령의 연설은 국가의 과거와 현재, 미래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때의 동북아 정세를 설명하므로 국가간의 구도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늘 삼일절이면 대통령 연설문을 감상하곤 했었는데 시간이 나는 김에 역대 대통령들이 삼일절에 어떤 메시지를 전해왔었는지 살펴봅니다. 

아래는 김영삼 대통령의 1993년 2월 25일 취임이래, 바로 있었던 1993년 3월 1일 제74주년 삼일절 대통령 연설문입니다. 

한국병 치유로 신한국 창조

친애하는 7천만 해외동포 여러분.
우리는 오늘 일흔네번째 3.1절을 맞습니다. 매년 이 날이 오면, 우리는 己未年 그날 온나라에 물결쳤던 自主獨立의 함성 을 되새기게 됩니다. 암흑이 이 땅을 뒤덮고 있던 시절, 우리 선조들은 맨주먹으로 일어나 독립만세를 부르며 日帝의 총칼에 항거했습니다. 우리 겨레의 굳은 자존意志와 기상을 전세계에 내보였습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선열들의 열망과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는 세 계를 향해 도약하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올해의 3.1절은 文民 民主政府의 출범과 함께 처음 맞는 것이어서 더 한층 뜻이 깊습니다. 식민통치의 압제로부터 문민 민주정부의 탄생에 이르는 기나긴 격동의 시대가 이제 역사의 한 章으로 넘어갔습니다. 그 격동의 시대를 거치며 우리 민족은 두 번의 위대한 투쟁을 거쳐 왔습니다. 우리의 애국선열들은 끈질긴 독립항쟁으로 나라를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30여 년에 걸친 끈질긴 민주화 투쟁으로 마침내 진정한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켰습니다. 조국의 光復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치신 선열들의 영령英靈과 민주화를 위하여 헌신하신 분들에게 저는 온국민과 함께 깊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7천만 동포 여러분.
기미년己未年 3월 1일 민족자존의 그 외침은 우리들 가운데서 살아 숨쉬며 민족의 미래를 밝혀 주는 횃불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민족의 독립을 외쳤으나 결코 배타적排他的이거나 편협하지 않았습니다. 3.1 독립선언서는 우리 겨레의 自主獨立과 더불어 세계 평화와 전인류의 共榮을 겨레의 이상으로 밝혔습니다.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에 반대하여 인도적 정신이 꽃피는 신문명을 염원했습니다. 위력威方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는 신천지의 전개를 열망했습니다. 이제 선열들이 바라던 대로 무력을 앞세운 대결의 시대는 서서히 역사의 무대로부터 퇴장하고 있습니다. 民族自決과 함께 국제정의와 인류행복을 추구했던 3.1정신은 세계로 뻗어가 는 우리 나라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의 선열들이 세우고자 했던 나라는 自由 • 번영繫榮과 함께 도의와 문화가 꽃 피는 나라였습니다. 우리는 지난 한 세대만에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에서 민주와 번영의 나라를 일구어 선열들의 희생에 일부나마 보답했습니다. 그러나 자손만대에 영광스럽게 물려 줘야 할 이 나라는 지금 선열들이 생각하던 도의가 꽃피는 나라는 분명 아닙니다. 우리 사회는 어느 틈에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그보다 더 무서운 부패불감증에 빠져 있습니다. 나태와 과소비, 권리라는 이름으로 위장된 온갖 이기주의, 이러한 병균이 불러들인 한국병이 겨레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민족분단의 철조망은 아직 걷히지 않았고, 한강의 기적을 노래하던 우리의 경제도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겨레를 불행에 빠뜨린 가장 무서운 적은 언제나 내부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내부의 적과 대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나라를 우리의 선열들이 바라고 꿈꾸었던 온전한 모습... ‘신한국’ 을 창조하여 후손들에 물려 줄 의무가 있습니다. 자유와 번영, 道德과 正義가 넘쳐 흐르는 나라, 그리고 온인류와 함께 평화와 번영이 넘치는 세계를 건설해 가는 나라, 이것이 바로 ‘신한국’의 모습입니다 ‘신한국 건설’을 위해 우리는 용기와 헌신이 필요하며, 기꺼이 땀을 흘려야 합니다. 모두가 기꺼이 땀을 흘리기 위해서는 사회가 정의로워야 합니다. 우리를 부패腐敗와 나태로 이끌고 있는 우리들 자신 내부에 있는 부정적 요인들과 싸워야 합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이 싸움에 앞장설 것입니다. 사회가 맑아지기 위해서는 위에서부터 맑은 물이 흘러 내려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위아래를 탓하지 않고 자신부터 바로잡아 나가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결코 개혁改革은 성공하지 못합니다. 오늘 우리는 선열들의 숭고한 피에, 개혁하는 용기와 재창조를 위한 헌신獻身의 땀방울로 보답할 것을 굳게 다짐합시다.

7천만 동포 여러분!
우리의 애국 영령들이 지금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21세기는 우리 겨레에게 어떤 세기가 될 것입니까? 그 답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하느나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의 오늘이 있게 한 效國先烈과 民主烈士들에게 ‘신한국 창조’의 굳은 결의를 바치면서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1993년 3월 1일 대통령 김영삼

김영삼 대통령의 첫 삼일절 연설에서는 새 역사의 장을 열었다는 새로운 대통령의 긍지가 느껴집니다. 다음 해, 제75주년 연설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친애하는 7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오늘 우리는 민족의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온 겨레가 맨주먹으로 분연히 일어섰던 3.1운동 일흔다섯 돌을 맞이하였습니다. 75년 전 오늘, 우리 선조들은 3천리 방방곡곡에서 민족자존의 횃불을 높이 들었습니다. 민족의 높은 기상과 이상을 세계만방에 떨쳤습니다. 참으로 우렁찬 민족의 함성이요, 세계사에 뚜렷이 기록될 역사적 용단이었습니다. 천칠백예순두 글자 독립선언서를 읽으면, 우리는 민족에 대한 뿌듯한 자긍심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조들의 불굴의 용기와 결단력이 우리 핏줄 속에 용솟음치고 있음을 느낍니다. 선조들의 넘치는 기개와 숭고한 희생정신은 깊이 가라앉아 있던 민족혼을 일깨웠습니다. 3.1운동을 계기로 상해에 대한민국림시정부를 수립하였고, 끝내 조국의 해방을 쟁취했습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정통성있는 문민정부는 위대한 3.1정신을 올바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임시정부 지도자 다섯분의 유해를 봉환하여 국립묘지에 모신 뜻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태평양시대를 능동적으로 열어나갈 위대한 나라 건설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조국해방을 위하여, 민주화를 위하여, 그리고 나라의 안녕과 발전을 위하여 몸바치신 모든 분들께 온 국민과 함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7천만 동포 여러분!
오늘의 세계는 독립선언서의 표현대로 '세계개조의 대기견‘이 감돌고 있습니다. 위력의 시대가 지나고 국민의 역량과 나라의 경쟁력이 국운을 결정짓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기미독립운동의 선각자적 정신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행동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민족이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높은 이상을 지녔습니다. 자주독립을 외쳤지만 결코 배타적이거나 편협한 민족주의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동양평화, 나아가 세계평화와 인류 행복을 지향했습니다. 선열들은 또한 당시의 세계조류를 간파하고 기민하게 대처했습니다. 온 겨레가 뜻을 같이 한다면 어떠한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고, 아무리 어려운 목표도 달성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민족도약의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됩니다. 세계무대에서 버틸 수 있는 국가경쟁력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 모두 분발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자기혁신으로 새로워져야 합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는 경쟁력있는 나라만이 진정한 자주독립국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날의 감정에 연연하고만 있어서는 안됩니다. 과거를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 미래를 향해, 세계를 향해 앞으로 전진해야만합니다.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순국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선열들은 가혹한 식민통치에 항거하면서도 "과거 일본의 죄를 징계코자 함이 아니요, 일본의 소의를 책하고자 함이 아니며, 과거의 원한을 풀고자 함도 아니다"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감과 민족적 긍지를 가지고 일본과 당당하게 협력하며 경쟁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미래지향적인 역사인식과 성숙된 민족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 입니다. 새로운 일본, 새로운 아시아,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올바로 인식하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 입니다.

친애하는 7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통일 없이는 자주독립국가 건설이 완성될 수 없습니다. 민족분단은 청산되어야 할 과거 역사의 유산입니다. 민족의 앞날을 가로막고 있는 분단의 벽을 허물었을 때, 우리는 진정한 민족의 영광을 노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의 공영과 세계평화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책임있는 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통일은 세계사적 조류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계는 부신과 대립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고, 개방과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개혁과 개방만이 민족을 하나되게 하며, 민족의 복리를 보장하는 첩경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7천만 동포 여러분!
애국영영들이 지금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세계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정통성에 입각한 문민정부를 통하여 민족적 도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변화와 개혁을 통하여 희망찬 미래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정신문화적으로 앞서가는 '성숙한 시민사회', 쾌적하고 고루 잘사는 '살기좋은 사회', 7천만의 역량을 하나 되게 할 '통일국가'와 같은 자랑스러운 신한국의 건설을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와 뜻을 모읍시다. 모두 함께 뛰어 보람찬 내일을 열어 나갑시다. 금년 한해 동안 국가경쟁력 강화에 우리 모두의 역량을 모읍시다. 이것이야말로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는 것이며, 3.1정신을 완성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오늘 민족사에 찬란한 금자탑을 세운 3.1운동의 거룩한 정신을 가슴깊이 되새기면서, 영광된 신한국 창조의 결의를 다시한번 다짐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1994년 3월 1일 대통령 김영삼

세계가 변화하고 있고 시대를 읽어야 한다는 연설문 초반의 이야기가 남다르게 느껴지네요. 7천만 동포에게 호소하면서 통일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77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친애하는 7,000만 내외 동포 여러분 !
오늘은 우리 민족의 기개와 자존을 세계 만방에 알린 3.1 독립선언 7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기미년 그날, 우리 겨레는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분연히 일어났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종교와 계층을 넘어 남녀노소가 하나 되어 일제의 총칼에 맞서 독립만세를 외쳤습니다. 선열들은 독립선언서를 통해 우리 민족의 자주와 민주, 정의와 도덕주의정신을 만천하에 밝혔습니다. 나라를 잃고 암흑 속에서 헤매던 우리 겨레가 마침내 본격적인 국권회복과 민족부흥 운동에 나선 것입니다. 3ㆍ1 독립운동으로 모아진 민족의 힘은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탄생으로 열매를 맺었습니다. 오늘의 우리 대한민국을 세울 주춧돌을 놓은 것입니다. 저는 우리 겨레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조국의 광복과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싸우신 애국선열의 영전에 깊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내외 동포 여러분 !
3.1 운동으로 다져진 민족정신은 국권을 되찾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3.1 자주독립정신으로 수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마침내 민주와 번영의 나라를 건설하였습니다. 반세기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던 나라가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의 모범적인 신흥공업국이 되었습니다. 남북의 분단과 대치상황 속에서도 군사독재를 물리치고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했습니다. 우리는 불과 한세대 안에 이 같은 기적을 이루어냈습니다. 대의 앞에 소아를 버리고, 어떠한 압제와 불의에도 굴하지 않는 우리 민족의 강인한 정신과 늠름한 기상이 이러한 위업을 가능케 한 것입니다. 우리는 3.1 운동을 통하여 자랑스러운 역사가 당당한 민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역사는 우리가 늘 지혜를 구하는 샘터이며, 우리를 보이지 않게 지배하고 있는 힘입니다. 잘못된 역사는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바로 잡아야 합니다. 잘못된 역사를 과감히 바로 잡을 때, 비로소 미래를 향해 힘있게 전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역사 바로 세우기는 민족 자존과 국민대화합의 기초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세계와 미래에 도전할 수 있는 민족의 역량을 더 크게 키워나가야 합니다. 동포 여러분 ! 21세기를 5년 앞두고 우리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창조에 적극 기여하는 통일된 세계중심국가를 건설하는 일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기미독립선언서에서 밝힌 민족자존과 도의가 충만한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역사는 준비하고 노력하는 민족에게만 기회를 줍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혁신하는 국민, 법과 정의가 바로 선 나라에게 밝은 미래가 있습니다. 미래를 중시하고 넓은 세계를 지향하는 민족,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깨닫고 미리 준비하는 나라가 21세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문민정부는 변화와 개혁, 세계화와 국가경쟁력 강화 그리고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서 21세기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대에 개혁은 우리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는 안정 속에서 개혁을 지속해야 하며, 개혁을 통해 안정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내외 동포 여러분 !
3.1 독립선언서는 민족의 울타리와 국경의 장벽을 넘어 지상의 모든 민족과 모든 나라들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것이 우리의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의 선열들은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올 것을 믿었으며, 인도적 정신과 인류공영의 이상 아래 세계가 개조될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세계의 여러나라와 더불어 살면서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의 증진에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분쟁방지, 빈곤퇴치, 환경보전, 인권신장을 위하여 우리의 국력에 상응하는 기여를 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민족의 자존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입니다.

동포 여러분 !
7,000만 우리 겨레가 하나로 뭉칠 때 우리는 세계평화와 인류의 번영을 앞서 이끄는 세계중심국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통일조국의 실현을 위하여 쉼없이 전진해야 합니다. 북한은 지금 여러가지 면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북한의 어려움을 진정으로 돕고 실질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통일을 위한 협력과 공동번영이지 북한의 붕괴가 아닙니다. 북한도 이제는 불신과 반목의 자세를 청산하고 남북교류와 협력의 광장으로 나와야 합니다. 우리는 남과 북이 진정한 민족화해를 위한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올해가 통일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7,000만 내외 동포 여러분 !
우리 한민족의 꿈을 실현할 21세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약소민족으로서 겪어야 했던 고난의 역사는 20세기와 더불어 영원히 역사의 뒤 안으로 사라지게 해야 합니다. 아직 풀리지 않고 있는 분단의 족쇄도 20세기의 이름으로만 남게 해야 합니다. 통일조국과 세계중심국가 건설을 향해 다 함께 전진합시다. 그것이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한 애국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요3ㆍ1 정신을 완성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1996년 3월 1일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초반에 새역사를 열었다는 긍지가 국가경제발전의 업적을 검토하는 내용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음은 제 78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친애하는 7천만 내외 동포 여러분!

오늘 우리는 나라의 자주독립을 위해 온 겨레가 분연히 일어섰던 3ㆍ1독립운동 78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 날은 나라를 빼앗기고 억압받던 민족이 드높은 자존과 숭고한 이상을 세계에 크게 떨친 역사적인 날입니다. 또한 이 날은 당시 2천만이 하나가 되어 민족의 시련을 이겨내고 오늘의 도약을 이루어낸 ‘새출발의 날’입니다. 이 뜻깊은 3ㆍ1절을 맞이하여 나라와 겨레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선열들게 머리 숙여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

내외 동포 여러분!
100년 전 우리의 선조들은 세계사의 흐름에서 뒤처져 분열하고 방황하다가 끝내 망국의 수모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불굴의 투혼으로 다시 일어나 자주독립을 향한 줄기찬 투쟁에 나섰습니다. 3ㆍ1정신은 어두운 절망 속에서도 함께 뭉친 뜻과 의지가 얼마나 밝은 빛을 비출 수 있는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것은 독립운동에 이어 조국광복을 이끈 횃불이 되었습니다. 나아가 건국 이후 우리 모두가 피땀흘려 이룩한 민주와 번영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습니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이후 우리는 해외에 묻혀 있던 순국선열들의 유해를 모셔다 안장하고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복원했습니다. 식민통치의 상징이었던 구 조선총독부 건물을 완전 철거했으며, 경복궁의 옛모습을 되찾는 대역사가 진행중입니다.이러한 노력은 3ㆍ1 운동을 통해 발현된 민족정기를 오늘에 되살려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 나가자는 큰 뜻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100년 전 선조들이 겪었던 격동과 변혁의 세기말을 또 다시 맞고 있습니다. 세계화와 정보화의 물결 속에서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21세기를 눈앞에 둔 오늘의 세계입니다.선진 각국들은 저마다 새로운 세기의 주역이 되기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이러한 세계사적인 변화는 우리에게 커다란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우리는 이 도전을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국내적으로 노사 갈등과 경제침체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이 고통을 받고 있는 데 대해 대통령으로서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우리는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선진국을 향한 민족의 진운은 우리 스스로의 단합된 힘으로 개척해야 합니다.지금이야말로 선조들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가혹과 탄압과 질곡 속에서도 민족의 자존과 이상을 드높이 세운 그 기상과 의지가 더 없이 소중한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뛰어넘어 오직 한덩어리가 된 ‘화합과 단결’을 실천해야 할 때가 바로 이 시점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가 해결해야 할 당면한 과제 중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경제를 되살리는 일입니다.오늘날 경제적 번영은 나라의 자주와 민족의 자존을 지키는 핵심적 요소이며, 선진 복지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선결과제입니다.정부는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앞으로도 잘못된 제도와 관행들을 과감히 개혁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조치들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경제를 살릴 수 없습니다.사회 각계, 온 국민이 함께 나서야 하겠습니다.이제는 노사간의 문제나 부정부패 사건의 그늘에서 우리 경제가 속히 벗어나야 합니다.우리 모두에게 불신과 좌절감을 안겨주고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이러한 족쇄로부터 하루빨리 해방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신념과 의지를 갖고 화합하고 단결한다면 우리 경제는 머지않아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기업인과 근로자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이같은 노력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당부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또하나의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그것은 나라의 안보를 굳건히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북한은 국제적 고립 속에서 식량난을 비롯한 심각한 경제난으로 날이 갈수록 어려움을 더하고 있습니다.북한의 주체사상을 만든 장본인마저 망명한 사건은 최근의 북한정세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북한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우리에 대한 도발로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 언제 어떠한 일이 발생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에서 또다시 평화가 깨어진다면 그것은 우리 민족이 감당 할 수 없는 엄청난 재난이 될 것입니다.이러한 민족적 재난을 막기 위해 우리는 국가안보태세를 완벽하게 구축해야 합니다.나는 북한 당국에게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북한은 이제 대결의 자세를 버리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합니다.그것만이 북한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나아가 그것은 분단의 벽을 허물고 7천만 겨레가 한 울타리 속에서 민주와 번영을 함께 누리는 통일조국을 건설하는 첩경입니다.북한은 이제 대동단결의 3ㆍ1 정신으로 돌아와 민족의 공동번영과 평화 통일의 큰 길에 합류해야 합니다.

내외 동포 여러분!
우리는 이제 우리의 맥박 속에 흐르고 있는 3ㆍ1 정신을 21세기로 나아가는 민족의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하겠습니다.모든 것을 뛰어넘어 참다운 하나가 됩시다.불신과 갈등을 딛고 서로 신뢰하고 화합해 나갑시다.그렇게 할 때 오늘의 어려움은 21세기 세계 일류국가를 건설하는 전화위복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그리하여 민족의 자존과 영광,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한 선조들의 꿈을 우리 세대가 실현합시다.감사합니다.

1997년 3월 1일 대통령 김영삼

독립운동 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위해 노력한 점과 노사갈등 현안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제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 김대중 대통령의 시대입니다. 다음은 대한민국 15대 김대중 대통령의 제79주년 첫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남북한과 전 세계에 계시는 7천만 동포 여러분!

먼저 여러분과 같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3.1절을 축하하면서 여러분에게 따뜻한 축복의 인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3.1운동은 대한제국 말엽부터 시작된 우리 민족의 독립과 영광을 지키고자 하는 운동의 정점이요, 자랑스러운 상징이었습니다. 을사조약이후 우리 국민은 1945년 해방의 그날까지 40년동안 국내에서 그리고 시베리아, 만주, 중국 본토에서 일제에 대해서 무장투쟁을 끊이지 않고 했습니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 식민지 역사에도 찾기 힘든 일입니다. 또한 우리 국민은 대한제국이 멸망한 후 9년만에 일어난 3.1운 동의 결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상해에서 수립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새로 수립된 정부가 왕정복고를 지향한 정부가 아니고 민주주의를 지향한 민주공화국인 '민국'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얼마나 놀랍고 위대한 일입니까. 민주주의는 국민에 의해서 실현됩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국민에 의해서 세워진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에 의해서 지켜졌습 니다. 1919년부터 1945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귀환 때까지 26년간 일본의 중국 침략 와중에서 중국 대륙을 떠돌면서도 끝내 대한민국의 이름을 수호한 이것 또한, 세계에서 예가 없는 놀라운 독립 정신을 보여준 것입니다. 여러분, 다같이 위대한 조상들의 얼과 업적에 대해서 찬양과 감사를 드립시다. 그로부터 79년 후인 지난 2월 25일 이 나라에는 다시 한번 국민에 의한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것은 50년에 걸친 권위 주의와 독재정치를 물리치고 국민에 의해서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룩된 것입니다. 이제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대가 온 것 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시가 실현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1절을 기념하는 오늘이야말로 79년 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한 선열들과 우리 국민들의 거룩한 정신이 최초로 실현된 자랑스러운 날이라는 것을 저는 말씀 드리고자 하 는 바입니다. 3.1운동은 대화합의 절정을 이룬 국민적 총참여,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전국 13도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남녀노소, 상하귀천, 좌우 사상의 차별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하나의 목표 즉, 민족의 독립을 되찾기 위해 하나로 뭉쳐 일어선 것입니다. 그것은 민족의 대서사시였고 대행진이었습니다. 위키백과 위키백과에 이 글과 관련된 자료가 있습니다. IMF 구제금융 요청 이번에 우리는 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했습니다. 이제 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오늘의 이 국난을 극복하고 내일에의 재도약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임금을 동결하고 있습니다. 수출을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낭비를 억제하고 있습니다. 세계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불철주야 연구하고 있습 니다. 세계가 이렇게 하나로 뭉친 우리 국민의 자세에 경탄하고 있습니다. 노사가 화합하고 동서가 화합하고 노소가 화합하고 남녀가 화합하는 그러한 방향으로 지금 우리는 전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3.1운동의 대화합 정신이 다시 한번 이 땅에서 발현되고 우리들의 조상이 우리를 격려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마음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3.1운동의 국난극복 정신을 그대로 계승해서 오늘날 금융위기라는 국가의 존폐가 걸린 경제난국을 극복하는 데 다함께 나서고 있습니다. 노·사·정의 대타협이 바로 이를 증명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 이러한 대타협이 있겠습니까. 각자의 심각한 이해의 차이를 뛰어넘어 이러한 대타협을 이룩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 니다. 노동자 여러분이 생활의 고통을 무릅쓰고 대타협에 동참한 그 애국심과 결단을 높이 평가합니다. 여러분은 결코 고통분담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정 부는 여러분의 생활의 안정과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는 것을 저는 대통령으로서 약속하는 바입니다. 기업인 여러분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산적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합의된 개혁을 실현하고자 힘쓰고 있는 데에 대해서 저 는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겪고 있 는 개혁은 당장은 고통이 따르지만, 장차 여러분이 세계시장에서 당당하게 승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저는 믿고 있습 니다. 정부는 여러분의 개혁을 위한 노력이 성공할 수 있도록 가 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공무원 여러분도 정부기구의 축소와 인원의 감축, 봉급의 동결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공무원 사회는 많은 개혁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 없이는 국정을 바르게 이끌고 갈 수가 없습니다. 국민의 신뢰와 성원을 차지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애국심과 성실성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공무원에 대해 공정한 지위안정, 생계보장, 이 직자에 대한 사후대책 등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일반공무원, 경찰, 군인, 정부 산하기관 어디에서고 이 제는 지연과 학연 혹은 이해관계 등 부조리한 관계에 의한 왜곡 된 인사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저는 여러분께 다짐합니 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양심과 성실성을 가지고 공무에 충실하는 것만이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왔다는 것을 저는 강조해 마지않습니다. 3.1운동 당시 우리 조상들이 국난극복을 위해서 일치 협력했듯이 이 나라의 노동자, 사용자, 정부의 노·사·정 3자가 우리 국 민의 행복과 발전을 위한 전위대로 나서 주어야 하겠습니다. 우 리 국민은 그것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애국심과 역량이 있다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오늘 3.1절을 맞이하여 우리가 다시 한 번 가슴아프게 느끼는 것은 선열들의 민족독립투쟁을 위한 희생이 그렇게 컸음에도 불 구하고 아직도 남북이 통일을 이룩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통일만이 아니라 남북간의 화해와 교류조차 이루지 못한 채, 상존 하는 전쟁의 위험 속에 살고 있습니다. 반세기가 넘도록 아직도 우리는 이산가족의 생사조차 모르는 인류 역사상 그 예가 없는 상황 속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조상 앞에 민망하고 세계를 향해 부끄러운 일입니까. 1300년간을 통일 속에 살아온 우리 민족이 언제까지 적대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튼튼한 안보 위에 변화를 위한 노력도 해야 합니다. 어떠한 변화를 해야하겠습니까. 지금 당장 통일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전쟁 의 가능성을 제거하는 것과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이러한 변화 는 남북 쌍방이 결심만 하면 할 수 있습니다.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된 화해와 협력, 불가침의 관계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우선 최소한도의 대화는 이루어져 야 합니다. 최소한도의 교류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북한 당국에 대해 다시 한번 남북기본 합의서의 이행을 위한 특사의 교환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무엇보 다도 이산가족의 상봉 내지는 생사확인 만이라도 서둘러야겠습니 다. 고령에 있는 그들은 천추의 한을 품고 매일같이 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불행은 막아야 합니다. 이 문제해결 을 위해서는 적십자사 또는 정부기관간의 협의 등 어떠한 방식도 좋습니다. 이점에 대해서 최근 북한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서 우 리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북한은 상호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불이익을 주는 일도 삼가야 합니다. 평화공존, 평화교류 그리고 장차의 평화통일을 위 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수준의 대화에도 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간의 항구적인 평 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남북대화와 병행하여 4자회담을 꼭 성사 시켜야 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3.1정신을 간직합시다. 민족독립과 국민의 행복을 그토록 염원 하면서 생명조차 아끼지 않았던 조상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시 다. 우리 모두 그분들의 뜻을 기어이 받들고 실현하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굳게 맹세합시다. 이 정부는 여러분이 만든 정부입니다. 3.1선열들에 의해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받드는 유일한 합법 정부입 니다. 저는 국난을 극복하고 내일의 재도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신명을 바쳐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하나가 됩시다. 나라를 구합시다. 세계무대에서 자랑스러운 선진국가로 만듭시다. 3.1 애국 선열들의 얼이 우리를 지켜주고 계십니다. 7천만 민족 여러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결코 희망을 잃지 말고 자유와 번영과 통일에의 믿음을 굳게 간직하면서 미래를 향해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

1998년 3월 1일 대통령 김 대 중

대통령이 바뀌면서 어체와 글의 내용이 매우 크게 변화합니다. 대한제국이 멸망한 후 민주주의를 지향한 우리 민족의 긍지를 되세기는 지점과 함께 나아가야 할 의미를 되세기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특히 국난 극복을 위해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갈등을 넘어 고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감동을 전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7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우리는 오늘 3·1 운동 8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의 위대한 선열들의 높은 뜻과 찬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3·1 운동은 말할 것도 없이 민족의 독립을 다시 찾자는 독립운동이었습니다. 중국의 5, 4운동과 인도의 반영(反英)운동에도 영향을 준 3·1 운동은 비폭력 평화운동이었으며, 민중이 자발적으로 궐기한 민중의 운동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우리는 조상들의 위대한 애국정신과 민족을 위한 희생정신에 대해서 다 같이 찬양과 감사를 드려야겠습니다. 민족의 긍지를 만세에 빛나게 한 3·1운동을 전후해서 우리 민족은 세계 어느 민족과도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애국심으로 독립투쟁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시베리아와 만주, 중국대륙을 종횡했던 40년간의 무장투쟁을 비롯하여 해방되는 그 날까지 26년 간 법통(法統)을 지켜 온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은 세계에 핍박받는 민족의 역사에 그 예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3·1 운동은 우리 민족의 자존과 불굴의 의지를 세계에 알린 자랑스러운 쾌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사랑하는 국내의 동포 여러분! 이렇듯 우리 민족은 국난에 처할수록 더욱 굳센 애국심을 보여 왔습니다. 그리고 그 저력은 오늘날에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 환란이 닥치자 우리 국민은 일제히 일어섰습니다. 20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금을 모았고, 일터마다 경제를 살리자는 운동을 힘차게 벌여 나갔습니다. 그리고 세계가 찬탄했던 우리의 국민적 저력으로 1년 만에 외환위기를 이겨냈습니다. 그에 따라 48억 달러의 IMF의 빚을 이미 갚았고, 금년 내에도 77억 달러를 더 상환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하고서도 환란 당시 38억 달러에 불과하던 외환 보유고가 지금 520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무역수지도 87억 달러의 적자에서 1년 사이에 399억 달러의 놀라운 흑자로 돌아섰으며, 환율과 금리도 과거보다 훨씬 더 안정되었습니다. 물가 역시 예상했던 것보다 안정되었고, 금년에는 소비자물가가 3%대까지 내려갈 것입니다. 외국인 투자는 작년 89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으며, 금년에는 1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 결과,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들은 일제히 한국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피 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3·1 구국정신의 위대한 구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는 금융, 기업, 공공부문과 노동부문 등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성해야 합니다. 오직 그 길만이 나라를 살릴 수 있습니다. 개혁을 해야 세계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이 생겨납니다. 경쟁력이 생겨야 수출이 되고, 수출이 잘 되어야 외화를 벌 수 있습니다. 외화를 벌어야 빚도 갚고 만일의 외화불안까지도 막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4대 개혁은 우리가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는 사활의 문제로서, 국민 모두가 합심으로 이 개혁을 반드시 완성해야 한다는 것을 저는 여러분에게 강조해 마지 않습니다. 실업문제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걱정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는 이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국민이 입고, 먹고, 병을 고치는 일, 그리고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이 네 가지 문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부가 책임을 질 것입니다. 나아가 일터를 늘리기 위해 고용능력이 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그리고 정보산업, 문화, 관광 사업의 육성에 역점을 두고 지원할 것입니다. 그런 우리의 노력으로 현재 180만 명이 넘는 실업자를 금년 말 까지 150만 명으로 감소시키고, 내년과 내 후년에는 더욱 안정시키도록 할 것입니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서민을 위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이러한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실제 대기업 중심의 은행대출이 작년 4/4분기부터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돌아섰습니다. 대출규모를 비교해 보면 작년 4/4분기에 대기업 대출은 6조원이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5조원이 늘어났습니다. 아울러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약속합니다. 정부는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고통을 고르게 분담케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라경제가 궤도에 오르면, 노동자와 농민이나 서민, 중산층 등 모든 국민이 그 성과를 함께 나누고 국가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그러한 정책을 펴나갈 것입니다. 과거와 같이 재벌이나 특권층을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거나 정경유착, 관치금융, 부정부패를 일삼는 일을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겠다는 것을, 저는 3·1 영령들 앞에 엄숙히 선언하는 바입니다.

7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국민의 정부'는 대북정책의 기본으로 3대 원칙을 천명한 바가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의 무력도발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그 대신 우리도 북한을 해치지 않는다, 남북이 서로 화해, 협력해서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공영해 나가자는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안보와 화해, 협력을 병행하는 우리의 대북정책을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대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미국, 일본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협력하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켜야 합니다. 이미 냉전을 일으킨 당사자인 미, 소 두 나라는 화해를 했고, 그 중에 소비에트연방은 해체되었습니다. 우리만 동족 간에 전쟁을 한 것도 모자라서 아직도 냉전을 계속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산주의자의 침략이나 지배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또한 남북한 7천만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모든 것이 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는 최소한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민족을 보호해야 합니다. 또한 다 같이 경제건설에 매진하여 민족 전체의 생활을 향상시키고, 특히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들의 삶이 개선되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한반도 분단에 책임 있는 강대국들이 한반도 평화에 적극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가 햇볕정책을 추진한 이후 남북관계에는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모두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것으로는 북한 간첩선 출몰과 금창리 지하 의혹시설 문제,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 문제 등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도 많습니다. 4자 회담 재개와 약간의 진전을 보이고 있는 미, 북 협상, 7년 만에 재개된 장성급 회담, 그리고 무엇보다도 금강산 관광으로 이미 3만 명의 사람이 다녀왔다는 사실이 그것입니다. 또한 개정된 북한 헌법에 시장경제의 원리가 일부 도입되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 햇볕정책의 효과에 대해 일부 의심하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햇볕정책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입니다. 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희생을 가져오지 않으려면 전쟁을 막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안보태세를 철저히 강화해 만일 전쟁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북한의 침략을 능히 격파할 수 있는 준비 위에 이러한 화해의 정책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부정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경고와 함께 단호한 자세를, 긍정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북한은 석방된 장기수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갈망하는 국군 포로나 억류된 민간인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서로 공정한 입장에서 논의되고 처리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7천 만 민족 모두의 아픔인 이산가족들이 하루속히 상봉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 마지않습니다.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오늘 우리는 3·1절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만주와 시베리아, 중국 등지의 산야에서 싸우다 귀중한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생각합니다. 3·1운동 당시 요원(燎原)의 불길로 타오르던 선열들의 애국심을 감사와 존경의 심정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그분들의 얼과 행동을 본받아 우리 앞에 닥쳐 있는 경제적 국난을 반드시 극복해야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 부조리, 부정부패, 지역주의, 이기주의 등을 청산하고, 21세기 세계화시대에 참여할 수 있는 한국인으로 우리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제2의 건국운동이 힘차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3·1정신으로 구현된 우리 선조들의 얼을 굳게 지켜 우리 민족이 세계의 선진대열에 당당히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만이 우리가 3·1절을 맞이해서 진심으로 선열의 위대한 정신과 업적에 보답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이러한 구국의 큰 길을 힘차게 나아갈 것을 약속드리면서, 국민 여러분 모두의 동참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감사합니다.

1999년 3월 1일 대통령 김 대 중

중국의 5.4운동과 인도의 반영운동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높아진 외환보유고와 금융,기업,공공,노동의 4대 개혁, 현재의 국가 경제 상황등을 살피고 있습니다. 3.1운동의 정신과 김대중 대통령이 극복하고 있는 경제 상황을 함께 구국의 의미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새천년에 들어서서 처음 맞이하는 뜻깊은 3.1절을 여러분과 다 함께 축하해 마지않습니다. 그리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거룩한 목숨을 바치고 희생하신 모든 선열들에 대해 깊이 머리 숙여 감사하고 그분들의 위대한 뜻을 같이 기리고자 하는 바입니다. 3.1운동은 남북한 전역에서 전 국민이 일어선 민족독립을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세계에 그 유례를 찾기 힘든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일제가 을사국치 이래 40년 동안 이 나라를 강점(强占)할 때 국내에서 혹은 국외의 시베리아, 만주, 중국대륙에서 하루도 멈추지 않고 무장투쟁을 한 점입니다. 이는 세계 어느 식민지 독립투쟁에도 없는 일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1919년 3.1운동에 따라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한 이래 해방되어 귀국할 때까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法統)과 간판을 지키며 상해로부터 중경까지 전전하면서도 끝내 이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3.1운동은 대한제국이 무너지고 불과 10년 후에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다시 왕조로 돌아가자고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민국(民國)이란 민주공화국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위대한 3.1운동은 중국, 인도 등 세계의 많은 식민지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2차대전 말기 카이로선언에서 한국의 독립을 결정할 때에도 3.1운동과 선열들의 계속된 투쟁이 결정적 영향을 주었던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의 전문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것입니다. 3.1정신은 바로 민주주의 정신이고 민족의 번영을 추구하는 정신이며 모든 국민에게 정의로운 사회가 실현되어야 한다는 정신입니다. 이는 3.1 독립선언서에 명백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이러한 뜻과 일치하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생산적 복지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3.1운동 정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 받들고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부터 국민의 정부의 지난 2년을 회고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몇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지난 2년 동안 이 나라 민주주의, 특히 인권의 신장이 괄목할 만큼 실현되었습니다. 합법적이고 평화적이면 어떠한 시위나 집회, 파업도 이제는 원천봉쇄 당하는 일이 없습니다. 이제 거리에서 최루탄과 화염병이 사라졌습니다. 언론자유는 언론인 자신들과 국민들이 각종 여론조사를 통하여 인정하듯이 역대 어느 정권보다 보장되고 있습니다. 시민운동은 놀랄 만큼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것을 여러분이 지금 목격하고 있습니다. 노동운동의 자유도 완벽하게 보장되어 민주노총이나 교원로조가 합법화되었고, 노동자들의 정치참여와 정치자금 모금도 허용되고 있습니다. 군과 경찰, 기타 공무원들도 이제 정치적 중립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여성차별 금지와 성폭력 금지를 법으로 제정하는 등 여성의 권리가 계속 향상되고 있습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비례대표의 30%를 여성이 차지하게 됩니다. 노인과 장애인의 권익향상을 위해서 법률을 제정하고 예산을 편성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민주주의가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정치의 혼란이 국정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실입니다. 정치의 책임을 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국민 앞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반드시 정치가 안정되어야 하겠습니다. 정치가 안정되어야 미래를 위한 개혁을 할 수 있습니다. 개혁을 중단하면 우리는 삼류국가로 전락하고 맙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경제개혁 성과는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금융, 기업, 공공, 노동부문의 개혁을 통해서 우리는 파탄 직전에 있던 국운을 되살리고 6.25전쟁 이래 최대의 국난을 극복했습니다. 98년 마이너스 5.8%의 성장으로 추락했던 우리나라 경제가 작년에는 10.2%의 성장을 했습니다. 세계가 놀라고 있습니다. 물가는 사상 최저로 내려갔습니다. 금리도 한자리 숫자입니다. 환율도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0대 선까지 내려갔던 주가도 크게 올라 이제 900선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무역흑자도 건전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금년에도 120억 달러의 무역흑자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봅니다. 외환보유고는 저의 대통령 당선 당시 불과 39억 달러에서 이제 800억 달러가 되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진 29개국 중 일본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7대 채권국가 중에 한국이 들어 있습니다. 2년 전에는 꿈도 못 꾸었던 변화를 이룩한 것입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는 2월 28일자에서 "한국을 보면 영화 타이타닉호의 비디오를 거꾸로 감상하는 것 같다. 대양 한가운데서 거대한 타이타닉호가 다시 떠올라 더욱 행복한 미래를 향해 항해하는 것 같다." 고 보도했습니다. 그러한 평가처럼 이제 우리가 IMF(국제통화기금)의 위기는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여러분께 보고드리는 바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안심해도 되는 것입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겨우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 뿐입니다. 21세기의 무한경쟁시대, 그리고 전혀 새로운 패턴의 새천년의 경제여건에 적응하려면 참으로 혁명적인 전환이 있어야 합니다. 20세기에는 눈에 보이는 물질, 즉 자본, 노동, 토지 같은 하드웨어가 경제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즉, 지식, 정보, 문화창조력이 경제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에 적응해 나가야 합니다. 다행히 우리는 조상들의 덕으로 세계에서 가장 교육기반이 튼튼한 민족이고 또 문화적 창조력이 강한 민족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중국으로부터 불교를 받아들이면 해동불교로 발전시켰고 유교를 받아들이면 조선유학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만주족은 청나라를 세워서 270년을 통치하고도 중국문화를 자기 것으로 재창조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부 중국인으로 동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7천만이 넘는 대민족이 엄연히 한반도에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위대한 3, 1운동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에는 국민적 관심의 초점 중 하나인 빈부격차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모든 기업이 도산 위기에 몰렸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중산층과 서민의 희생이 컸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줄기찬 노력의 덕택으로 우리는 다시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회복했습니다. IMF 사태 이후 2만3천개가 문을 닫았던 중소기업은 작년 말에 다시 3만개가 창업되었고 지금 매월 3천개 이상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 별로 없었던 벤처기업이 지난 2년 동안에 4천8백개가 늘어나고 금년 말까지는 1만개에 이를 전망입니다. 중산층이 힘을 얻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봉급생활자들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감면하고, 전자제품과 음료수 등 생필품에 대한 특소세도 감면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특히 중산층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IMF 이후 아궁이에 군불을 지펴서 아랫목에서 중앙까지는 온기가 있지만, 윗목에는 아직도 냉기가 돌고 있습니다. 하위 20%의 국민들의 소득이 국내 총생산의 9%선에 불과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 설에 재래시장을 찾아보니 너무도 썰렁하여 오히려 찾아간 것이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서민들의 생활을 보장하고 중산층을 튼튼히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사회가 안정이 됩니다. 또한 그들의 소득이 늘어나야 구매력이 생겨서 경제도 더욱 좋아집니다. 따라서 정부는 금년에 10조원을 들여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생산적 복지를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산적 복지에 따라 정부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월 약 100만원까지 그 수입을 보장하여 생계와 의료, 교육을 뒷받침 해줄 것입니다. 약 40만명의 중, 고등학생에 대해서 등록금을 정부가 대납해 주고 있습니다. 30만명의 대학생에 대해서는 장기 저리융자를 하고 정부가 그 이자의 반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모든 학교의 교실과 마을회관 등에서 컴퓨터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50만명의 가난한 초, 중, 고등학생에 대해서는 컴퓨터 교육비를 면제해 줍니다. 100만명의 주부에 대해서도 아주 저렴한 강습료로 컴퓨터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가 약 1천만명인데 금년 중에 다시 1천만명이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저의 임기 중에 전 국민이 컴퓨터를 갖고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할 것입니다. 지금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신들린 사람처럼 정보화시대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머지 않아 지식정보 10대 강국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는 창창하다는 것을 저는 여러분에게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립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재래산업에 대해서도 지식정보산업 못지 않게 중시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재래산업은 우리 경제의 한 축이기 때문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드릴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해서 반드시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금 상황은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도처에서 지역주의를 악용해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 하고 있습니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이러한 일은 결단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3.1정신을 거역한, 민족에 대한 죄악으로서 우리는 이를 단호히 심판해야 합니다. 자유당, 민주당 때까지도 그러한 일이 없었습니다. 전라도 출신이 경상도 지방에 가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경상도 사람도 전라도에 와서 당선되었습니다. 전국 도처에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인물을 뽑은 것이 우리 선거 역사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5, 16 군사정부 이래 이렇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입니다. 남북한조차 화해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남북분단도 통탄스러운데 같은 대한민국 안에서 지역을 가르다니 이러고서 우리가 어찌 복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어찌 우리 선열들을 대할 면목이 있겠습니까. 3, 1 운동이 어떠한 운동입니까. 전 국민이 함경도에서 전라도까지, 평안도에서 경상도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어 투쟁한 민족독립운동이 아닙니까. 그래서 전 민족이 하나같이 그 뜻을 기리고 교훈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3, 1운동을 진심으로 기념하는 길은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저는 강조해 마지 않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북한에 대해서 확고한 안보의 기반 위에 화해 협력을 추진할 것을 선포했습니다. 햇볕정책을 통하여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냉전상태를 종식시키는 것이 여러분과 저의 최대의 소원일 것입니다.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미, 일과의 합의 아래 긴밀히 공조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우리 대한민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럽의 나라들과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모두가 지지합니다. 북한과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몽골, 베트남, 이집트까지도 정상회담을 통해서 이를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외교정책이 이처럼 전 세계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햇볕정책은 북한에 대해서 그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회복을 도와주며 국제적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북한은 대남 무력도발을 포기하고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한 야망을 완전히 버려야 합니다. 이렇게 서로 주고받는 가운데서 양쪽이 다같이 이익을 얻는 소위 말하는 '윈-윈 정책'을 우리는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햇볕정책이라 해서 결코 안보를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연평해전이 그 좋은 예입니다. 저는 연평해전이 일어났을 때 국방장관에게 네 가지 사항을 지시했습니다. 그 내용은 '북방한계선은 꼭 지키시오, 우리가 먼저 발포하지 마시오, 북한이 발포하면 이를 단호히 분쇄하시오, 그러나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유의하시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군은 군의 최고 사령관인 대통령의 지시를 효과적이고도 충실하게 이행해서 혁혁한 성과를 이룩하였습니다. 거꾸로 우리가 만일 승리하지 못했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나는 자랑스러운 승리를 우리에게 가져다준 국군에게 국민 여러분과 함께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자 하는 바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1년 동안 북한은 의미있는 두 가지 변화를 보였습니다. 하나는 금창리 지하 핵의혹 시설에 대한 사찰을 수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사일 제2차 발사를 중지한 것입니다. 이로써 전쟁의 위협이 크게 감소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금강산 관광을 위시한 남북간의 문화, 스포츠교류는 물론, 경제교류가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100개가 넘는 한국의 중소기업이 북한에 진출해 있고, 대기업들도 본격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작년 1년 동안 남북간의 교역은 3억3천만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였습니다. 우리가 인내와 일관성과 성의를 가지고 노력하면 저의 임기 중에 냉전종식이라는 목표는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지금은 통일을 추구할 단계가 못됩니다. 우리는 경제적으로도 그러한 힘이 없고, 또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더라도 남북간에 전쟁을 하고 50년 이상 무장대결을 한 처지에서 정신적 갈등을 쉽게 극복할 수 없습니다. 독일이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통일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1300년 동안 통일국가를 이룩해온 이 민족이 어찌하여 50년 분단 때문에 통일을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3, 1정신을 가슴에 되새기며 때가 오면 반드시 통일을 이루겠다는 결의를 다같이 굳게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19세기에 우리 조상들이 범했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됩니다. 당시 우리가 일본과 똑같이 개국하고 근대화를 했던들 우리는 일제침략을 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조상들의 한 때 잘못으로 후손들은 일제통치, 국토분단, 한국전쟁, 냉전대결 등 100년 이상 앙화(殃禍)를 입고 있습니다. 우리도 지금 잘못하면 또다시 후손들에게 그러한 죄 많은 유산을 물려주게 될 것입니다. 어찌 두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여러분과 같이 이미 말한 5대 과업, 즉 민주국가의 완성, 지식정보국가의 건설, 생산적 복지의 실현, 국민적 대화합, 한반도 냉전의 종식을 반드시 실현하여 새천년 21세기의 대한민국을 세계 일류국가로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야 말겠다고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세계 일류국가로 만듭시다. 그것을 기반으로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실현시킵시다. 7천만 민족이 얼싸 안고 자유와 번영과 정의를 구가하는 그 날을 이룩합시다. 그리하여 우리 민족 전체의 행복을 실현시키고 후손에게 3.1선열과 같은 자랑스러운 조상이 됩시다. 

감사합니다. 

2000년 3월 1일 대통령 김 대 중

이제 구제금융이 거의 해결되는 시점입니다. 홍콩포스트가 타이타닉을 거꾸로 보는 듯하다는 인용이 흥미롭니다. 그리고 국가안보와 햇볕정책을 동시에 이야기하며 민주국가, 지식정보국가, 생산적복지, 국민대화합, 냉정종식이라는 5대 과업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82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우리 민족의 독립과 영광을 되찾으려 궐기했던 3.1독립운동 제82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이 뜻깊은 날, 저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희생하셨던 선열들의 위대한 뜻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기리고자 합니다. 3.1운동은 우리 민족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던 거국적 투쟁이었습니다. 선열들은 나라를 빼앗긴 최대의 국난에 처해서도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3.1운동을 비롯한 선열들의 독립투쟁은 세계에 그 유례를 찾기 힘든 많은 특징을 보여주었습니다. 우선 일제 강점기간 동안 국내에서는 물론 시베리아, 만주, 중국대륙 등 국외에서 하루도 멈추지 않고 투쟁한 점입니다. 세계 어느 식민지 독립투쟁 역사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3.1운동을 이어받아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한 이래, 해방되어 귀국할 때까지 그 법통과 간판을 지켜냄으로써 민족자주독립이라는 민족자존의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선열들은 국권상실의 위기에서도 역사를 한단계 발전시켜냈습니다. 3.1운동의 영향으로 수립된 임시정부는 왕정복고를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민주주의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민주공화국 수립을 지향했던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국권상실의 아픔 속에서도 하나로 굳게 뭉쳤습니다. 82년전 3월 1일 그 날,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남녀노소가 없었고, 상하귀천도 없었으며, 좌우 사상의 차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며, 민족 자존의 의지를 결코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위대한 민족적 저력이 바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음을 저는 확신하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열들에게 한없는 감사와 찬양을 드려 마지않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금 국내외의 여건으로 인하여 국민 여러분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다시 한번 굳게 뭉쳐 민족적 저력과 능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오늘의 어려움을 능히 극복하고, 지식과 정보가 세계를 움직이는 21세기에는 세계 선두국가로서 당당히 나설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저는 그러한 확신과 소신을 가지고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40여년 동안 쌓여왔던 잘못된 관행과 제도, 그리고 부실을 제거하는 국정의 대혁신을 추진해왔습니다. 아직 그 과정은 끝나지 않았지만,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것을 이루어냈습니다. 한국은 이제 전세계로부터 민주인권국가로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언론자유와 노동3권이 완전히 보장되었습니다.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모든 집회와 시위와 결사의 자유가 제한없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여성지위가 크게 향상되었고, 시민운동이 놀랄만큼 활성화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정부가 단독으로 처리하던 일들을 이제는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해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금부터는 개혁의 내실을 기해나가는 작업을 하나하나 실천해가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이룩해온 민주인권국가를 더한층 성숙시키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결코 이기주의나 무질서가 아닙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무시하고 남의 자유와 권리를 해치는 일이 용인될 수 없습니다. 지역주의와 집단이기주의 또한 배격되어야 합니다. 이는 오직 나라를 병들게 할뿐이며, 우리 손으로 어렵게 이룩한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입니다. 저는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민주주의의 원칙아래 법과 원칙이 엄정하게 준수되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아울러 불합리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법과 제도는 적극 개혁해야겠습니다. 저는 국가보안법, 인권법, 반부패기본법 등 각종 개혁입법들이 국민 여러분의 충분한 동의 아래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꾸준히 추진해온 4대 개혁으로 한국경제는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정경유착이나 권력의 금융 간섭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부실 투성이던 금융기관들이 거듭나고 있으며, 대기업들의 부채가 획기적으로 줄었습니다. 마이너스였던 경상이익률도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그런 구조개혁의 고통 가운데 지난해에는 9%의 성장과 1,700억 달러의 수출, 12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이미 우리는 세계 5대 외환보유국이 되었으며 세계 일곱 번째의 순채권국가로 발돋움했습니다. 이제는 상시개혁체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가 응급수술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병의 재발을 막고 건강을 되찾기 위한 자기관리 과정이어야 합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은 자동적으로 퇴출되어야 합니다. 시장 안에서 부실과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해야 합니다. 공공부문 역시 민간을 앞서갈 수 있는 경쟁력을 지녀야 하며, 노사는 항상 기업 전체의 이익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지식기반경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를 앞서 갈 수 있는 지적 능력과 문화창조력이 있습니다. 21세기 세계일류경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은 정보산업과 생명산업과 같은 지식산업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전통산업 역시 지식정보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그 가능성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세계에서 최초로 전국적인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완성한 것이라든가, 인터넷 사용 국민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작년 정보통신 관련산업의 총생산은 133조원에 달했습니다. 이 분야의 수출 또한 전체의 29.5%인 510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지식기반 경제강국, 세계일류경제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국가적, 국민적 실천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동안 개혁의 과정에서 중산층과 서민 여러분의 어려움이 참으로 컸음을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적 복지정책을 통해 선진복지제도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만약 그동안 마련했던 국민기초생활 보장제도가 없었다면 인원감축과 같은 구조개혁 역시 제대로 추진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아울러 전국민 연금제도를 실현했으며, 실업급여를 확대함으로써 실업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왔습니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적용대상을 전 사업장으로 확대했습니다.그 결과 ILO는 우리 한국을 대량실업 대처의 모범사례로 선정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국의 복지는 OECD 국가 가운데에서도 중상위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사회안전망이 더욱 내실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물가를 철저히 관리하고 일자리 창출에 만전을 기하는 등 중산층과 서민생활을 안정시키는 데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현재 전국적인 주택개량사업과 임대주택 건설 등에 정책과 예산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금년중에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서 실업률을 3%대로 안정시킬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해는 우리 민족에게 참으로 역사적인 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고, 6.15 남북공동선언을 천명함으로써 대결과 불신의 반세기를 청산하고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의 안보태세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입니다. 한.미 연합방위태세 또한 확고하게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한.미.일 3국 공조를 더욱 긴밀하게 유지하며, 중국.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확고히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지금 북한은 변화의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개혁.개방을 향한 북한의 변화 노력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고, 경의선 복원이 완공되면 남북관계에는 엄청난 진전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는 7천만 민족의 저력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남북 화해협력 노력은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일관되게 추진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당부드립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지난 98년 10월 저의 일본 방문 때, 한.일 양국은 과거사 문제를 극복하고 앞으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가자고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 후 이루어진 사회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의 비약적인 관계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저는 일본이 이와 같은 합의정신 아래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인근 나라들과 미래지향적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기대합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는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는 해입니다. 이번 달에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고 가을이면 경의선이 연결됩니다. 부산항이 세계 제3의 컨테이너 항구로 부상했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도 연말까지 완공됩니다. 우리나라가 바다와 육지와 하늘에 걸쳐 동북아시아의 물류와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희망이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오늘의 일시적 어려움을 재도약의 기회로 바꾸려는 용기입니다. 자신감입니다. 다시 한번 3.1운동과 같은 민족적 저력을 보여줄 때입니다. 정부와 국민 여러분이 힘을 합쳐 추진해 온 지난 3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내실을 다져나간다면 우리에게 21세기는 분명 국운융성의 새 시대가 될 것입니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전진의 발걸음을 잠시도 멈추지 맙시다. 20세기초의 뼈아픈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 다함께 후손들에게 영광되고 찬란한 미래를 물려주는 자랑스러운 조상이 됨으로써 3.1정신을 계승하고 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합시다.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다시금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1년 3월 1일 대통령 김 대 중

이제 김대중 대통령은 국가간 외교를 말하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이 만났고, 한일 양국의 미래 지향적 관계를 설명합니다. 임기가 지날 수록 해내는 과업이 폭넓게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83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자존을 되찾기 위해 온 겨레가 분연히 일어섰던 3.1절의 여든세번째 기념일을 맞이했습니다. 이 뜻깊은 날을 맞아 저는 조국과 민족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고 목숨까지 바치신 애국선열의 영전 앞에 국민 여러분과 함께 깊은 경의와 감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과 함께 선열들의 위대한 뜻과 업적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3.1운동은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굳센 저항정신과 자주독립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전에는 세계에 제국주의에 의한 많은 식민지가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식민지배 전 기간을 통해서 일관되게 무력으로 저항한 민족은 우리 한국 민족뿐입니다. 또한 우리의 독립 지도자들은 3.1독립선언과 더불어 세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간판을 해방된 그 날까지 사수했습니다. 참으로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임시정부의 수립에서 보듯이 왕조가 끝난 지 불과 9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우리 지도자들은 왕정 복고를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 이념을 기본으로 하는 민주공화국의 수립을 지향했던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민국’은 민주공화국을 의미한다는 것을 우리 헌법은 명시하고 있습니다. 3.1운동은 우리 민족의 위대한 단결력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종교와 지역, 남녀노소와 빈부귀천을 뛰어넘어 거족적으로 뭉쳤던 것입니다. 세계가 놀라워하는 독립정신과 용기의 폭발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3.1운동에 나타난 선열들의 숭고한 뜻과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저력은 우리의 핏줄 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와 오늘날에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민주인권국가를 세우고 세계 일류경제를 실현하며 평화적인 민족통일의 대업을 이루고자 헌신하고 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의 발전은 괄목할 만합니다. IMF외환위기를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모범적으로 극복했습니다. 기업,금융,공공,노사 등 4대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정보화 등 첨단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를 자동차,조선,섬유 등 전통산업과 접목시켜 작년과 같은 불황을 이겨내고 세계 우등생의 평가를 받게 했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급속히 호전되고 있고, 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많은 신흥국가들은 한국에서 배우라는 권고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아직도 부족하고 시정할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6,25이래의 최대 국난이라 했던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게 한 우리 국민은 자랑할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염원하는 세계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 더욱 분발해야겠습니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합니다. 정보통신산업,생명산업,문화콘텐츠,환경산업,극미세나노산업,우주항공산업 등 차세대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동시에 전통산업과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세계 일류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리하여 올해 세계 경기가 호전되면 그동안 비축한 역량으로 힘차게 도약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데도 더 한층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심혈을 기울여 구축해 온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강화시켜야겠습니다. 물가,실업,주택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지난 연초에 이미 말씀드린 대로 경제의 경쟁력 강화,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안정과 함께 부정부패의 척결, 남북관계의 개선 등 4대 과제를 충실히 발전시켜 나가야겠습니다. 또한 올해 있을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그리고 지방자치 선거와 대통령 선거 등 4대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야겠습니다. 금년 1년은 평소의 10년과도 같은 중요한 해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대회의 성공입니다. 월드컵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러내면 세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국가 이미지 향상에도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당장의 파급효과는 물론이거니와 고용과 수출, 투자유치와 관광 등에서 큰 발전을 이룩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한국이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국가로 나아가는 국운융서의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역사적인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의 세계화 시대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무한경쟁에 대응해서 살길을 찾고, 또 성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한반도는 아직도 지난 세기의 냉전 유산을 청산하지 못한 채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역사는 우리에게 국민적 단합과 근대화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외면한 결과로 일제통치, 국토분단, 한국전쟁, 냉전대결 등 1백년의 고통과 슬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우리도 지금 잘못하면 또다시 후손들에게 그러한 유산을 물려 주게 됩니다. 우리는 결코 그 같은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민족사적 소명은 무엇이겠습니까,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그리고 장차의 통일에 대비하는 일입니다. 그것이야말로 3.1독립정신을 오늘에 구현하는 길인 것입니다. 평화가 위협받고 전쟁의 위기가 다가온다면 월드컵도, 경제 발전도, 국민의 행복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충격적인 9,11테러사건 이후에도 우리가 안정을 누리고 있는 것은 2000년 6월 15일의 남북정상회담 이래 실현된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의 덕택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난 4년 뿐만 박정희 정권 이래 과거 35년간의 두 배가 넘는 외국인투자가 이루어진 것도 남북간의 긴장완화가 가장 큰 원인인 것입니다. 저는 취임 이래 일관되게 햇볕정책을 주장해 왔습니다. 햇볕정책은 굳건한 안보 체제의 토대 위에서 북한과 평화공존하고 평화교류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10년이나 20년 후에 남북이 서로 이만하면 되겠다 싶을 때 평화적으로 통일하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세계 각국과 UN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모두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은 이러한 햇볕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 전쟁을 일으킬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이러한 부시 대통령의 태도는 우리 국민을 크게 안도시켰습니다. 우리는 엄청난 인명피해와 반세기 동안의 건설을 다시 초토화시킬지도 모르는 전쟁을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튼튼한 안보와 한,미 동맹의 토대 위에서 남북간의 평화공존과 평화교류를 실현시켜야 합니다. 저는 저의 일생을 이 목표를 위하여 바쳐 왔고, 앞으로도 이 목표를 위해서 끝까지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튼튼한 통일에의 기초를 닦읍시다. 그것이야말로 선열들의 3.1독립정신을 계승하는 길인 것입니다. 21세기 지식기반경제를 발전시켜 세계 일류국가를 만듭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이 목마르게 바라던 부강한 나라, 잘사는 국민의 소원을 이루는 길인 것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정보화의 선두국가가 되었으며, 연평해전의 승리에서 본 바와 같이 튼튼한 안보를 지켜 왔습니다. 21세기는 우리 민족의 웅비를 약속한 세기입니다. 3.1정신이 꽃피고 열매 맺을 세기입니다. 오늘을 맞이하여 다시한번 선열들게 감사하고 국민 여러분의 행운을 기원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02년 3월 1일 대통령 김 대 중

이제 김대중 대통령은 더나아가 월드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미 동맹의 토대 위에서 남북간의 평화공존과 평화교류라는 일생의 목표를 말합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성공적인 2002년 월드컵 개최로 모두가 공감하는 국난극복과 민족자긍의 특이점이 마련됩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노무현 대통령의 시대입니다. 제84주년 삼일절 기념사를 보시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여든 네 번째 3·1절을 맞아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애국선열들께 한없는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에게도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기미년 오늘, 우리는 일제의 총칼에 맞서 맨주먹으로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대한독립 만세 소리가 전국 방방곡곡을 뒤덮었고, 우리는 자주독립 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렸습니다. 3·1운동을 계기로 국내외의 독립투쟁은 더욱 힘차게 전개되었습니다.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졌고, 우리는 마침내 빼앗긴 국권을 되찾았습니다. 3·1정신은 끊임없는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해 온 우리 민족의 자랑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빛나는 정신을 계승하여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2위의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4·19 혁명과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을 거쳐 민주주의와 인권을 쟁취해 냈습니다. 오늘의 참여정부는 바로 그 위대한 역사의 연장선 위에 서 있습니다. 참여정부의 출범으로 이제 아픔의 근·현대사는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지난날은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좌절과 굴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정의는 패배했고 기회주의가 득세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비로소 역사적 전환점이 마련되었습니다. 국민이 진정 주인으로 대접받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참여정부에서는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설 땅이 없을 것입니다. 오로지 성실하게 일하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자 저와 참여정부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세계사의 새로운 흐름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시대의 도래가 바로 그것입니다. 동북아시아는 근대 이후 세계의 변방으로만 머물러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유럽연합, 북미지역과 함께 세계경제의 3대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세계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된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민족웅비의 크나큰 기회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동북아시대의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선, 지리적으로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3시간의 비행거리 안에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마흔 세 개나 됩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인력과 자원, 그리고 일본의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입니다. 대륙과 해양을 잇는 지정학적 이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늘과 바다와 땅에 걸친 물류와, 세계 일류의 정보화 기반과 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더 이상 세계의 변방이 아닙니다. 남북 철도가 연결되고 철의 실크로드가 열리면 광활한 대륙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 곳에는 중국대륙이라는 새로운 기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의 무한한 자원도 있습니다.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을 잇는 물류와 금융과 생산 거점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앞에 있는 미래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를 현실로 만들어야 하는 책무가 주어져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러나 동북아 중심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입니다. 남북이 대립하며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 한, 동북아 중심국가의 꿈은 실현될 수 없습니다.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남북간에 대화와 교류가 빈번해졌고 이산가족이 만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육로도 열렸습니다. 그러나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특히 북핵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저는 북한의 핵 개발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어떠한 이유로든 한반도의 평화가 깨어진다면, 우리는 그 엄청난 재앙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입니다. 앞으로 남북관계는 국민 여러분께 소상히 보고 드리고,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야당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구해나갈 것입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 EU를 비롯한 국제사회와도 능동적으로 협력해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입니다. 84년 전 오늘, 우리의 선열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독립운동에 나섰습니다. 빈부와 귀천, 남녀와 노소, 지역과 종교의 차이는 없었습니다.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자존심을 되찾는 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지역과 계층과 세대를 넘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내부에 분열과 반목이 있으면 세계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권까지 상실했던 100년 전의 실패가 되풀이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3·1정신을 되돌아보며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마음속에 지역갈등의 응어리가 있다면 가슴을 열고 풀어야 합니다. 어른은 젊은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젊은이는 어른의 경험을 구해야 합니다. 차별 받고 소외되어 온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참된 주인으로서 국정에 참여하고, 온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참여시대를 힘차게 열어가야겠습니다. 개혁 또한 멈출 수 없는 우리 시대의 과제입니다. 무엇보다 정치와 행정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른바 몇몇 '권력기관'은 그 동안 정권을 위해 봉사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내부의 질서가 무너지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이제 이들 '권력기관'은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참여정부는 더 이상 '권력기관'에 의존하지 않을 것입니다. 언제나 정정당당한 정부로서 국민 앞에 설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노사화합, 기술혁신, 지역 균형발전 속에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나라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대화와 타협, 분권과 자율의 문화를 사회 곳곳에 뿌리내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에게는 선열들이 보여준 자주독립의 기상과 대동단결의 지혜가 있습니다. 오늘 3·1절을 맞아 일제의 총칼에 항거하며 이루고자 했던 선열들의 뜻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깁시다. 국민통합과 개혁으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갑시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줍시다. 감사합니다.

2003년 3월 1일 대통령 노 무 현

새로운 정부는 삼일절에서 정부수립의 기치를 넘어 민주화 과정을 되짚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의 세계관이 동북아 중심국가라는 점에 놓여 있습니다. 몇몇 권력기관을 지칭해 국가 권력 재편을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네요. 대통령 첫해에 극복해야 할 고비들이 느껴집니다. 다음은 제85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3, 1운동이 갖는 역사에서의 무게가 워낙 무거워서 자연히 3, 1절 기념식도 무겁습니다. 귀엽고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이 나와서 힘찬 노래를 불렀는데도 분위기가 풀리지를 않습니다. 저는 3, 1운동 같은 이런 역사적인 큰 기념식을 맞이할 때마다 너무 딱딱하다, 이렇게 느낍니다. 이제 이 시점에서 좀더 밝은 마음으로 좀더 자연스럽고 열린 자세로 편안하게 역사의 사실을 돌이켜보고 기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85년 전 3, 1운동은 전 국민이 떨쳐 일어났습니다. 정말 뜻 깊은 것은 전 국민이 하나가 됐다는 것입니다. 빈부, 노소, 더 배우고 덜 배운 사람의 차이 없이 사회적 신분과 지위에 관계없이, 특히 전 종교인들이 전부 하나가 됐다는 것은 정말 우리 역사에서 놀라운 일입니다. 그 당시에도 서로 다르고 그래서 다툼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됐습니다. 우리 한국 역사에서 이처럼 전국민이 하나가 됐던 일이 그 이전에도 별로 없었고 그 이후에도 사실 별로 없었습니다.
하나로 어울어졌던 그 가운데에는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의 정신이 있었습니다. 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유와 평등이라는 인류사회의 보편적 대의가 있었습니다. 이 가치는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결코 달라질 수 없는 불변의 가치입니다. 그후 상해 임정이 수립되고 독립운동은 더욱 치열해졌고 세계 만방에 한국인의 정신과 의지를 널리 떨쳤습니다.
'우리의 해방과 우리의 독립은 외세의 도움에 의한 것이다, 우리 스스로 이룬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점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3, 1운동에서 하나가 돼서 목숨을 걸고 이렇게 떨쳐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우리 한민족은 전후처리에서 잊혀졌을지도 모르고 따라서 오늘 우리 한국은 독립국가로서 성립되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3, 1운동은 우리 역사의 기본입니다. 오늘 우리가 헌법에서 그 법통을 상해 임시정부에서 잇고 있지만 바로 그것은 3, 1운동의 정신에서 출발된 것입니다. 이제 3, 1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상당히 발전시켰고, 세계 12번째를 자랑하는 경제력을 키웠습니다. 참으로 우리 애국선열들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기념식을 하는 이 시점에도 저와 여러분, 그리고 우리 모두의 가슴에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 비록 해방되고 독립했지만 나라는 분단된 나라였습니다. 동족끼리 피흘리고 싸웠습니다. 처참한 비극을 겪었습니다. 아직도 서로 대결하고 있습니다. 남한 내에서 좌우는 대립했고, 그 좌우의 대립에 엉켜서 많은 대립들이 있었습니다. 불신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과거는 말끔히 청산되지 않았고 새로운 역사의 대의도 분명히 서지 못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진실은 아직 많은 것이 묻혀 있습니다. 아직도 국회에서 친일의 역사를 어떻게 밝힐 것인가를 놓고 혼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정신대 할머니들은 한을 씻지 못하고 정리되지 못한 역사 앞에서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독립투사, 그분들의 후손들이 오늘 누리고 있는 사회적 처지는 소외와 고통입니다. 우리의 독립투사들이 우리의 역사를 주도하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우리의 역사에 대한 해석, 오늘의 현실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대립과 갈등을 우리는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 번 일어서야 합니다. 3, 1운동 때 목숨을 걸고 일어섰던 우리 선열들이 마음속에 품었던 그 비장한 마음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마음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서 우리에게 남겨진 아직까지 풀지 못한 이 숙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를 너무 부끄러워하고 너무 질책만 하고 그래서 낙담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은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가지고 하나로 뭉치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1945년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에서 민주주의를 우리 대한민국만큼 잘 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경제는 지난 40년간 100배의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전 세계가 놀람과 부러움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는 아쉽게 생각하는 역사이긴 하지만 남북간의 대결도 한 발 한 발 극복해나가고 있습니다. 7·4 공동성명, 그리고 남북간 기본합의를 거쳐서 2000년 6월 15일에는 마침내 남북 정상이 만나서 6.15 정상 합의를 이루어냈습니다. 그 이후 착실히 한 발 한 발 남북관계는 풀려가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가 남북문제에 가로놓여 있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도 우리 한국은 착실히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상황을 관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북핵 문제를 풀어나가는 그 어느 대목에서도 우리 한국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용산기지 이전이 결정되었습니다. 몇 년 지나면 용산기지는 우리 국민들, 우리 서울시민들에게 반환될 것입니다. 간섭과 침략과 의존의 상징이던 그 용산기지가 우리 국민들의 손에 돌아옵니다. 성장한 대한민국, 점차 자주권이 강화되고 어엿한 독립국가로서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품에 돌아올 것입니다.
안보에 있어서 한국군의 역할은 점차 증대돼 가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한국군 중심의 안보체제로 전환될 것입니다. 100년 전 우리 민족은 이 동아시아에 있어서 아무런 변수도 아니었습니다. 스스로의 독립을 지킬 힘이 없었음은 물론 이거니와 우리 조선이 일본의 편을 들든 중국의 편을 들든 러시아의 편을 들든 그것은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자주와 독립을 지킬 만한 넉넉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한국이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감을 가질 만합니다. 정말 자신을 가지고 함께 나갑시다.
친미냐 반미냐 이렇게 얘기하지 맙시다. 우리의 자주와 독립을 영원히 지켜나가고 후손들에게 떳떳한 역사를 물려주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을 합시다. 친미냐 반미냐가 우리를 재는 우리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 한 발 한 발 자주권을 강화해 나가고 독립국가의 실력을 쌓아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하는 데 필요한가 아니한가, 그렇게 평가합시다.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그 위에 번영을 이룹시다. 나아가서 그것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게 나가야 합니다. 그 위에 한국의 자주와 독립이 있고, 그 위에 우리가 평화와 자유와 행복을 함께 누려가야 합니다. 한반도 뿐만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그리고 동아시아, 나아가 전세계의 평화와 번영의 질서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주도적으로 참여해 나갈 수 있는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갑시다.
실력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문제에 관해서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 한국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집단적으로 실력을 쌓고 힘을 기르는 데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꼭 해야 될 것은 마음을 열고 차이를 극복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로서 모든 문제를 풀어갈 줄 아는 통합된 국민이 되는 것입니다. 85년 전 3.1 운동 때 전국민이 모든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가 됐듯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다시 한 번 차이를 극복합시다. 동이다 서다 나라를 지역으로 갈라서, 그렇게 해서 정당이 뭉치고 그렇게 해서 감정대립을 하는 정치도 이제 끝을 냅시다. 노사간에 갈등이 있었지만 이런 많은 갈등들은 잘 극복돼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일을 했던 사람, 친일을 했던 사람, 어쩔 수 없어 입을 다물었던 사람들, 이 사람들 사이에 맺혀 있는 갈등, 그리고 좌우 대립의 사이에서 생겼던 많은 갈등,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이 상처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역사적 안목으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지혜를 만들어 갑시다. 스스로 한 발 물러서자는 것입니다. 스스로 가슴을 열자는 것입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설명이 어렵습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민족으로서 보듬어 가야 하고 끝내 우리가 책임져 가야 될 사람들이라는 생각으로 따뜻하게 문을 열고 대화로서 풀어 나갑시다. 
일본에 대해서 한마디 꼭 충고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이, 한국의 정치지도자가 굳이 역사적 사실을, 오늘 일어나고 있는 일본의 법, 제도의 변화를,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다고 모든 문제가 다 해소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만들어 가야 될 미래을 위해서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얘기들을 절제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우리 국민들은 절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절제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발언들은 흔히 지각없는 국민들이 하더라도, 흔히 인기에 급급한 한두 사람의 정치인이 하더라도 적어도 국가적 지도자의 수준에서는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국민들이 우리 정부가 절제할 수 있게 일본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 이상의 말씀은 더 드리지 않겠습니다.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께 이 자리에서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본이 한마디 한다고 해서 우리도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일만 절제하자는 것입니다. 역사의, 과거사의 문제이든 동북아시아의 미래사의 문제이든 그것은 감정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그렇게 해서 대응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아 질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것인가, 그것이 어떻게 우리 한국 국민들의 자랑이고 자부심이 되게 할 것인가, 오늘 3, 1운동 85주년을 맞는 이 시점에서 마음에 단단한 다짐과 함께 차분하고 냉정한 미래의 준비를 당부드리면서 기념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3월 1일 대통령 노 무 현

제85주년 삼일절 기념사는 파격입니다. 보다 가까운 거리의 국민을 대하는 진솔한 내용을 살필 수 있습니다. 미군 용산기지가 반환되어 미국과의 관계를 추론해 볼 수 있고, 북한의 의미와 일본 간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이런 많은 의미를 내놓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싶은 연설문입니다.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의 제86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내외귀빈 여러분,

여든 여섯돌 3.1절 기념식을 이곳 유관순 기념관에서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날의 감동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3.1운동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인간의 자유와 평등, 나라의 자주와 독립의 권리를 천명한 3.1정신은 지금도 인류사회와 국제질서의 보편적인 원리로 존중되고 있습니다. 또한 상해임시정부에서 오늘의 참여정부에 이르는 대한민국 정통성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3.1운동의 위대한 정신을 이어나가고, 다시는 100년 전과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애국선열에 대한 도리이자 3.1절에 되새기는 우리의 다짐입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민주주의와 번영의 초석을 놓아주신 애국선열들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일요일, 독립기념관을 다녀왔습니다. 구한말, 개화를 둘러싼 의견차이가 논쟁을 넘어서 분열로 치닫고, 마침내 지도자들이 나라와 국민을 배반한 역사를 보면서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아울러, 우리 땅을 놓고 일본과 청나라,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힘없는 우리가 어느 편에 섰던들 무엇이 달라졌겠는가를 생각하며, 국력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이제 우리는 100년 전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아무런 변수도 되지 못했던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세계에 손색이 없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루고 스스로를 지킬만한 넉넉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북아의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국방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선열들께서도 지금 우리의 모습을 대견스러워 하실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는 한국과 일본의 국교정상화 4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입니다. 한편으로는, 한일협정 문서가 공개되면서 아직 해결되지 못한 과거문제가 되살아나 또 다른 어려움이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동안 한일관계는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상당한 진전을 이뤄왔습니다. ’95년 무라야마 일본 총리는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했고 ’98년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가 신한일관계 파트너십을 선언했습니다. 2003년에는 나와 고이즈미 총리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일 두 나라는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할 공동운명체입니다. 서로 협력해서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지 않고서는 국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할 수 없는 조건 위에 서 있습니다. 법적, 정치적 관계의 진전만으로 양국의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 이상의 실질적인 화해와 협력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진실과 성의로써 양국 국민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프랑스는 반국가행위를 한 자국민에 대해서는 준엄한 심판을 내렸지만, 독일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손을 잡고 유럽연합의 질서를 만들어왔습니다. 지난해 시라크 대통령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에 처음으로 독일 총리를 초대해서 “프랑스인들은 당신을 친구로 환영한다”며 우정을 표했습니다. 우리 국민도 프랑스처럼 너그러운 이웃으로 일본과 함께 하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국민의 분노와 증오를 부추기지 않도록 절제하고, 일본과의 화해 협력을 위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해왔습니다. 실제로 우리 국민은 잘 자제하고 사리를 따져서 분별 있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동안의 양국관계 진전을 존중해서 과거사 문제를 외교적 쟁점으로 삼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과거사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교류와 협력의 관계가 다시 멈추고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두 나라 관계 발전에는 일본 정부와 국민의 진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진실을 규명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배상할 일이 있으면 배상하고, 그리고 화해해야 합니다. 그것이 전 세계가 하고 있는 과거사 청산의 보편적인 방식입니다. 저는 납치문제로 인한 일본 국민의 분노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마찬가지로 일본도 역지사지해야 합니다. 강제징용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이르기까지 일제 36년 동안 수천, 수만 배의 고통을 당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일본의 지성에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진실한 자기반성의 토대 위에서 한일간의 감정적 앙금을 걷어내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 앞장서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선진국임을 자부하는 일본의 지성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과거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경제력이 강하고 군비를 강화해도 이웃의 신뢰를 얻고 국제사회의 지도적 국가가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독일은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만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 스스로 진실을 밝히고 사과하고 보상하는 도덕적 결단을 통해서 유럽통합의 주역으로 나설 수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일협정과 피해보상 문제에 관해서는 정부도 부족함이 있었다고 봅니다. 국교정상화 자체는 부득이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국교를 단절하고 지낼 수도 없고, 우리의 요구를 모두 관철시킬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피해자들로서는 국가가 국민 개개인의 청구권을 일방적으로 처분한 것을 납득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모으고 국회와 협의해서 합당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이미 총리실에 민관공동위원회를 구성해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좀 더 포괄적인 해결을 위해서 국민자문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청구권 문제 외에도 아직 묻혀있는 진실을 밝혀내고, 유해를 봉환하는 일 등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일본도 법적인 문제 이전에 인류사회의 보편적 윤리, 그리고 이웃간 신뢰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선열들이 꿈꾸었던 선진한국의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일제의 총칼에 맞서 일어섰던 선열들의 용기와, 모든 것을 뛰어넘어 하나가 됐던 대동단결의 정신이 우리의 앞길을 이끌어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3월 1일 대통령 노 무 현

작년의 길고 자유로왔던 기념사에 비해서 한결 간소해졌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본인의 역사관을, 한일관계라는 인식을 검토하는 자리가 삼일절 기념사가 되었습니다. 다음은 제87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내외귀빈 여러분,

여든 일곱 번째 3·1절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기미년 오늘, 우리의 아버지·어머니, 할머니·할아버지들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맨주먹으로 일어섰습니다. 자주독립과 민족자존이란 대의 앞에 목숨을 걸고 총칼에 맞섰습니다. 삼천리 방방곡곡을 뒤흔든 대한독립 만세소리는 어떠한 압제에도 굴하지 않는 우리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떨쳤으며, 억압받던 민족혼을 다시 일깨웠습니다. 독립을 갈구하는 세계 약소민족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3·1운동의 위대한 정신은 상해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고, 나라 안팎의 독립투쟁을 더욱 뜨겁게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나라를 되찾았습니다.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선열들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과 독립유공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작년 3·1절에 저는 “한·일 두 나라가 진실과 성의로써 과거사의 앙금을 걷어내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잘못된 역사 인식과 감정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한일관계는 물론 동북아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신사참배와 역사교과서 왜곡, 그리고 독도문제까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지도층의 신사참배는 계속되고 있고, 침략전쟁으로 독도를 강점한 날을 기념까지 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직도 일본이 침략과 지배의 역사를 정당화하고, 또다시 패권의 길로 나아갈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신사참배는 전쟁 반대의 결의를 다지기 위한 것이고, 개인의 문제로서 다른 나라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국가적 지도자가 하는 말과 행동의 의미는 당사자 스스로의 해명이 아니라 그 행위가 갖는 객관적 성격에 의해 평가되는 것입니다. 국가지도자의 행위는 인류보편의 양심과 역사의 경험에 비추어 과연 합당한 일인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일본은 이미 사과했습니다. 우리는 거듭 사과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사과에 합당한 실천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사과를 뒤집는 행동을 반대하는 것입니다. '주변국이 갖고 있는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의심을 살 우려가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합니다. 이미 독일과 같이 세계 여러 나라가 실천하고 있는 선례가 그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이 ‘보통국가’, 나아가서는 ‘세계의 지도적인 국가’가 되려고 한다면 법을 바꾸고 군비를 강화할 것이 아니라, 먼저 인류의 양심과 도리에 맞게 행동하여 국제사회의 신뢰를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대다수 일본 국민들의 뜻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일본 국민의 양식과 역사의 대의를 믿고 끈기 있게 설득하고 요구해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의 역사 문제도 정리하고 가야 합니다. 용서와 화해의 전제로서 진실을 밝히고, 과거사에서 비롯된 분열을 해소하고, 신뢰와 통합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는 지금 과거사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과거사는 그 자체가 바로 역사입니다. 과거사 정리과정을 보면 우리의 역사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거나 잘못 기록된 역사가 더러 있을 수 있다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이웃나라에 대하여 잘못 쓰인 역사를 바로잡자고 당당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사도 잘못 쓰여진 곳이 있으면 바로잡고 묻혀있는 곳이 있으면 발굴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과거사 정리과정은 이러한 역사적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하고, 또 이러한 관점을 고려하여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3·1운동 당시 온 겨레가 함께 외쳤던 그날의 함성과, 그날 하나가 되었던 우리 민족의 혼을 기억합시다. 그렇게 하나된 힘으로 선진한국의 꿈을 반드시 이뤄냅시다. 우리 후손들이 자랑할 만한 영광스런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어갑시다. 감사합니다.

2006년 3월 1일 대통령 노 무 현

내용은 보다 간결해졌고, 지난 삼일절 기념사의 시즌2가 되며 한일관계에 대해 외교적 수사를 담았습니다. 역사인식이 국가 외교와 정치관계로 투영되는 국가대표의 외교관을 숨기지 않고 드러냅니다. 이제 제88주년 기념사를 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3.1운동 여든 여덟 돌입니다. 해마다 이날이 오면 우리는 삼천리 방방곡곡에 물결쳤던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을 되새기게 됩니다. 그날 우리 선조들은 지역과 계층, 종교, 이념의 차이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었습니다. 손에 손에 태극기를 들고 일제의 총칼에 맞서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 의지를 세계만방에 떨쳤습니다. 자유·평등·평화라는 인류보편의 대의를 밝혀 약소민족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자랑스런 역사입니다. 특히 올해는 일제의 국권침탈에 맞서 일으킨 국채보상운동 100년, 이준 열사가 헤이그에서 일제의 침략상을 알리고 순국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3·1절의 의미가 더욱 뚜렷한 해입니다.  뜻깊은 이날을 맞아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국민 여러분, 
3·1운동 당시 거국적으로 단결했고 대의명분도 옳았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그 이후로도 선열들은 해방의 그날까지 피땀 어린 투쟁과 눈물겨운 희생을 바쳐야 했습니다. 국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계정세도 말로는 민족자결을 내세웠지만 현실은 힘에 의해 좌우되는 제국주의 질서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대한민국의 안전과 자존을 지킬만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막강한 국군이 있고, 세계 12번째의 경제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당당한 민주인권국가로서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 역사도 과거와 같이 제국주의 시대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가 보편적 가치로 자리 잡은 지금, 국가 간의 분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어느 국가가 다른 나라를 정복하거나 지배하는 일은 불가능한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국력과 역사의 대세에 대한 확신을 갖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앞장서 이끌어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누구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는 우리는 동북아의 평화를 주도할 만한 충분한 도덕적 명분과 자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정학적으로도 우리는 동북아의 평화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우리가 힘이 있을 때 동북아의 평화는 지켜졌고, 힘이 없을 때 동북아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질서가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국방개혁과 전시작전권 전환을 통해 자주적 방위역량을 키우고, 남북관계도 화해와 협력의 방향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북핵문제 해결의 전기가 된 2·13합의를 성공적으로 이행해서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확고히 정착시키고 협력과 통합의 동북아시대를 주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최근 미국 하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서는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고난과 박해를 받아야 했던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하늘을 손으로 가리려 해도 일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일본의 일부 자치단체는 러일전쟁 당시 무력으로 독도를 강탈한 날을 기념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지난날의 과오를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나아가서는 역사를 그릇되게 가르치는 일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과 사이좋은 이웃이 되기를 원합니다. 또 경제, 문화 등에서 이미 단절하기 어려운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제는 양국관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이바지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적 진실을 존중하는 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역사교과서, 일본군 위안부,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같은 문제는 성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잘못된 역사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양심과 국제사회에서 보편성을 인정받고 있는 선례를 따라 성의를 다해주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국제사회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 길이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애국선열들께 다소나마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1965년 한일협정 체결과정에서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지금껏 방치되어 온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어 조사 중에 있습니다. 또한 한일협정 관련 문서를 공개하고 청구권자금 지급이 미진했던 데 대해 국가 차원의 지원방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와 재산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실상을 밝히고, 민족과 나라를 팔아 치부한 재산을 그 후손들까지 누리는 역사의 부조리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 일이 마무리되면 과거 식민지 역사에서 고통 받은 분들의 맺힌 한을 풀고, 역사의 정통성을 바로 세워 정의와 양심이 살아있는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맥박 속에는 선열들의 드높은 기상과 대동단결의 정신이 고동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읍시다. 지금 해야 할 일을 책임 있게 해나갑시다. 그래서 우리 아들딸들에게 자랑스런 내일을 물려줍시다. 
감사합니다. 

2007년 3월 1일 대통령 노 무 현

노무현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가 보편적 가치로 자라잡은 지금을 국민들과 나누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물밑에서 결정하는 것들을 공론화하고 함께 고민해 대의명분과 단결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에 국력이라는 요소를 더해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이라는 직분은 모두와 함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매력적입니다. 물론 결과가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요. 이제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를 다하고, 새로운 이명박 대통령이 제89주년 삼일절 기념사를 전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와 독립유공자,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각별한 감회 속에 여든아홉 번째 3·1절을 맞이합니다.새 대통령으로서, 지난날 치열했던 우리의 도전과 극복의 역사를 가슴에 새깁니다. 제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에 열과 성을 바칠 것을 거듭 다짐합니다.저는 먼저,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89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위대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분연히 떨치고 일어섰습니다. 남녀와 노소, 신분과 계층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빈부와 종교,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어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3·1운동의 하나 된 함성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국 상해에 세웠습니다. 좌우이념을 넘어 하나의 항일기지가 만들어졌습니다. 한민족이 살아있음을 세계 만방에 알렸습니다. 마침내 우리는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냈습니다.건국 이후 60년, 우리는 세계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왔습니다.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가난에 고통 받던 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그 짧은 기간에 민주화도 이루어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힘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함께 피와 땀과 눈물의 노력으로 만들어 온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이토록 짧은 기간에 이렇게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낸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저는 이런 우리 민족의 저력에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 위대한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 오신 선열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

국민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만족하고 머뭇거릴 수는 없습니다. 선열들이 꿈꾸던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세계 중심에 당당히 서는 부강한 나라, 인류 공동번영에 기여하는 ‘선진 일류국가’가 우리의 목표입니다.이제 우리는 낡은 이념의 틀에 갇혀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대립과 갈등으로 국민을 갈라놓고서는 선진화의 길을 가지 못합니다. 새로운 사고, 새로운 방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실용의 정신만이 낡은 이념 논쟁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서로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문화가 사회 곳곳에 넘쳐나야 합니다. 단절과 배척이 아니라, 계승하고 포용해야 합니다.과거의 어두운 면만 보지 말고, 밝은 면을 이어받아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뒤만 돌아보고 있기에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우리앞에 많습니다. 언제까지나 과거에 발목 잡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을 수는 결코 없습니다. 이미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이념의 시대는 갔습니다. 투쟁과 비타협으로 갈등하는 시대도 이제 끝이 나야 합니다. 이제 정치, 경제, 외교안보, 노사관계 모든 분야에서 실용의 잣대가 적용돼야 합니다. 형식과 비효율, 비생산을 혁파해야 합니다. 새로운 사고와 통찰력으로 국가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가야 할 때입니다.한국과 일본도 서로 실용의 자세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역사의 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로 가는 길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앞으로의 60년이 달려 있습니다.세계는 창의와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세계와의 경쟁에서 낙오자로 전락하게 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이제 새로운 도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3·1정신을 선진 일류국가 건설의 지표로 삼을 것입니다. 선열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차이를 극복하고 힘을 합쳤듯이 선진 일류국가라는 시대사적 공동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통합의 길을 뚜벅뚜벅 한걸음씩 나아가겠습니다.편협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국제사회와 교류하고더불어 살면서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문제도 배타적 민족주의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 민족 내부의 문제인 동시에 국제적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세계 속에서 한민족의 좌표를 설정하고, 더 넓은 시각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 3·1정신인 민족자주와 민족자존을 실현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새로운 전진은 시작되었습니다. 3·1정신을 오늘에 되살린다면 우리는 반드시 선진화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되었다면, 이제는‘세계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나라’가 아니라,‘세계사의 흐름을 바꾸고 이끌어가는 나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08년 3월 1일 대통령 이 명 박

과거 기업인으로서 성공신화를 일궈냈던 대통령의 자신감이 돋보이는 연설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재외동포 여러분,

전 세계 한민족 모두의 뜻을 모아 오늘 제90주년 삼일절을 기념합니다.
먼저 조국 독립과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들 영전에 머리를 숙입니다. 아울러 독립 유공자와 후손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멀리 지구촌 곳곳에 흩어져 살고 계시지만, 오늘 함께 기념하고 있을 한민족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90년 전 오늘, 독립선언문 낭독을 시작으로 삼천리 방방곡곡은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우리 선열들은 일제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조국 독립을 위해 만세를 불렀습니다. 나라 잃은 절망 속에서 조국 해방의 희망을 외쳤습니다. 오직 독립을 갈망하는 마음으로 신분의 귀천도, 종교의 차이도, 이념의 대립도 없이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3.1 운동의 희생과 애국정신은 임시정부 수립과 항일 투쟁으로 계승되었고 조국 광복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항일 독립운동과 조국 광복이 있었기에 우리 대한민국의 건국이 가능했습니다. 광복 후에는 숱한 고난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성취와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 낸 원천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이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올해는 도쿄 2.8독립선언과 3.1운동, 그리고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이 되는 해이며, 광주학생의거 80주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정부는 이런 계기를 잘 살려 독립과 광복을 위해 순국한 선열들의 희생과 애국정신을 더욱 선양해 나갈 것입니다 금년은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에 맞추어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 행사를 열 것입니다. 작년 `대한민국 건국 60년' 경축식에서 밝혔듯이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무한책임 의지를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이 나라가 있는 한, 우리 국민들이 있는 한 조국을 위해 몸 바친 모든 분들에 대한 국민의 존경과 국가의 보훈은 영원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3.1운동 90주년을 기리는 오늘 우리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날 숱한 역사의 고비와 굴곡을 거쳐 왔지만, 당면한 경제위기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저는 오늘의 상황을 보면서 새삼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기게 됩니다. 위기 앞에서 온 민족을 하나되게 한 3.1정신은 우리 국민의 고귀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3.1 운동에서 선열들이 보여주었던 자기희생과 화합의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라고 하겠습니다. 자기만 잘 되겠다는 개인과 집단의 이기주의로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너와 나'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과 같이 `사랑의 덕과 법의 질서가 우주 자연의 법칙과 같이 준수되도록' 해야 합니다. 증오와 투쟁의 정신을 버리고 사랑과 화합을 실천해야합니다. 얼마 전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사랑과 감사의 힘을 보여주고 가셨습니다. 각박해져 가는 우리 가슴을 녹이고, 자기만 바라보던 우리 눈을 들어 이웃을 보게 하셨습니다. 추기경님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너 시간씩 경건하게 줄을 섰습니다. 저는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국민의 가슴 속에 사랑에 대한 갈망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사랑과 나눔의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지금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화합의 바이러스'가 서서히 그러나 널리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미 노사민정이 고통을 분담하고, 일자리를 나누기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냈습니다. 이것은 희망을 말이 아닌 실제로 보여준 것입니다. 더구나 정부가 아니라 민간 주도였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광복회와 더불어서 많은 사회단체, 경제계, 종교계, 교육계 등에서도 연금이나 월급을 나누는 등 사랑의 실천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때 금붙이를 모으던 정신이 지금 일자리 나누는 정신으로 되살아난 것입니다. 세계 모두가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런 모습은 오직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누고 함께 하려는 희생의 자세는 위기 극복은 물론 선진국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이런 자기희생이 보람과 가치를 갖도록, 그 열매를 모든 국민이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국민대화합 만세운동이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경제 위기 극복에 머무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 위기를 남들보다 빨리 극복해내는 것은 물론 사회 각 부문을 개혁하여 선진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지나기만 기다리며 움츠리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함으로써, 선조들이 이루었던 역사를 능가하는 새로운 도약과 영광의 역사를 써 나가야 합니다. 힘들다고 변화와 개혁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힘들다고 원칙을 버리고 우회할 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개인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며, 법과 윤리가 바로 서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며, 성숙한 문화를 꽃피우는 선진일류국가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꿈꾸었던 나라도 단지 경제력과 군사력이 앞선 나라가 아니라 `문명한 품격을 실현하며, 세계만방의 친선과 동정이 있는' 나라였습니다. 선열들의 그 뜻을 이어받아 우리는 이미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세계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나라'에서 `세계사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나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아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저탄소 녹색성장의 비전을 통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비전을 세계와 나누고 8천만 한민족과 함께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내외 동포여러분,
3.1 운동에서 선열들이 외쳤던 것은 '민족자존(民族自存)'과 `전 인류의 공존동생(共存同生)'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광복이후 60여년이 지나도록 분단의 질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북녘의 동포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전 세계에서 북한 동포들의 삶과 행복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가장 걱정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입니다. 북한을 진정으로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와 미사일이 아니라 남북 협력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입니다. 어느 누구도 한반도의 안녕과 평화를 훼손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결코 성공할 수도 없습니다. 비핵화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과감하게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남과 북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평화적으로 공존, 공영해 나가자고 합의해 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남북 간 합의사항을 존중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조건 없는 대화의 문은 지금도 활짝 열려있습니다. 남과 북은 빠른 시일 내에 대화를 해야 합니다. 3.1 정신의 가르침대로 남과 북이 만나서 한민족의 도약을 위해 합심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위기 앞에서 더욱 강해지고, 단결하는 우리 민족의 저력을 믿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잃지 않는 우리 민족의 열정을 믿습니다. 우리 모두 자신감을 가지고 이 도전을 이겨냅시다! 자신의 것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며 격려합시다! 공동 목표를 향해 차이를 극복하고 힘을 합친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우리 모두 힘을 모아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09년 3월 1일 대통령 이 명 박

이번 제90주년 삼일절 기념사는 지난 김영삼 대통령의 격식을 따릅니다. 국민 여러분을 호명 후, 연설문의 기본 양식을 갖추는 형태입니다. 어떤 분이 작성하셨을지 모르겠지만 과거 정형화된 연설문에서 모티브를 받아오셨을 것입니다. 다음은 제91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오늘은 벤쿠버 동계 올림픽이 끝나는 날입니다. 참가한 선수단을 우리 국민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또 한편 우리의 친구의 나라인 칠레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모두의 이름으로 위로를 보내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북녘 동포와 해외 동포 여러분, 그리고 독립유공자와 내외귀빈 여러분,
우리는 제 91주년 삼일절을 기념하기 위해 충절의 고장, 천안에 모였습니다. 저 매봉산과 여기서 가까운 아우내는 유관순 열사가 대한독립의 횃불을 높이 들었던 곳입니다. 일제의 총칼 앞에 맨 손으로 맞서 당당히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목이 터져라 외쳤습니다. 딸이 쓰러지면 아버지가 잇고, 아버지가 쓰러지면 어머니가 뒤를 이어 나라를 향한 일편단심이 강물처럼 흘렀습니다. 모든 내가 모여 하나가 되는 저 아우내처럼, 3.1운동에서는 너와 나가 없었습니다. 어린 학생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남녀노소, 나이와 신분, 그리고 지역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나라를 찾는 일에 혼연일체가 되었습니다. 천도교 신자도, 기독교와 불교 신자도 종교의 벽을 넘어 한 마음 한 뜻으로 대한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니 그날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우리들 귓가에 쟁쟁하게 들려오는 듯합니다. 여러분들의 숙연한 모습 속에 그날 우리 선조들의 용기와 결연한 의지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경건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조국광복을 위해 몸 바친 모든 순국선열들과 애국지사들의 영령에 깊이 머리를 숙입니다. 대한 독립 유공자와 그 후손들의 거룩한 희생과 헌신에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
올해는 한일강제병합 백년이 되는 해이며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이자, 광복군 창설 70주년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또 다른 100년, 국가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결의를 다지고자 합니다. 100년 전 우리의 위정자들은 밖으로는 세계대세의 큰 변화를 읽지 못하고, 안으로는 개화와 척사로 편이 갈려 민족의 힘을 모으지 못해서 망국의 비운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우리 땅은 국제열강의 각축장이 되었고, 우리 민족은 주권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도 않았습니다. 역사의 가시밭길을 헤치며 강인하게 맞섭습니다. 91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일제의 혹독한 강압에 굴하지 않고, 조선의 자주독립과 <동양의 영구한 평화>, <세계평화 인류 행복>의 대의를 선포했습니다. 우리의 독립을 뛰어넘어 아시아와 세계를 아우르는 원대한 꿈을 세계만방에 선포했습니다. 건국의 길에서는 민주공화제를 채택하여 대한민국을 세웠습니다. 분단과 전쟁의 과정에서는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선택하여, 자유와 번영을 향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광복과 건국, 그리고 분단으로 이어지는 고난과 영광의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성공적으로 산업화와 민주화의 꿈을 이뤄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피와 땀으로 성취해 낸 우리의 선열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바칩니다. 선열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이 나라가 있고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21세기의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가 우리 앞에 밀려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세계질서는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위기를 잘 이용하여 국운상승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입니다. 그러나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살리지 못하면 더 큰 위기가 오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상 모두가 힘들다고 할 때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과감히 전진해야 합니다. 좁은 울타리에 갇혀 세계변방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세계와 협력하며 세계중심으로 우뚝 설 것인가, 우리의 대답은 분명합니다. 오늘의 변화 없이는 내일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와 함께 호흡하며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전 인류의 공존공영과 세계문화에 기여하고자 했던 3.1운동의 정신을 잇는 길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이 정신을 이어 반드시 선진일류국가와 성숙한 세계국가를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돌이켜 보면 3.1운동은 우리 민족의 위대한 각성이었습니다. 3.1운동은 모든 사람의 자유와 평등을 선언했습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첫출발입니다. 우리 민족은 또한 모두가 화합하고 단결하여 다 함께 행복하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서로 다르지만 하나가 되어 큰 물결을 이루어 바다로 흘러갔습니다. 작은 차이를 넘어 더 큰 가치 속에서 화합하는 공화의 정신을 실천했습니다. 이 정신은, 국민의 민생향상을 위해 소모적인 이념논쟁을 지양하고, 서로를 인정 존중하며 생산적인 실천방법을 찾는 중도실용주의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낡은 이념의 틀에 갇혀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대립과 갈등으로 국민이 분열되어서는 선진화의 길을 갈 수 없습니다.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더 따뜻이 살피고, 사회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하겠습니다. 지금은 설사 어렵다 해도 내일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숱한 대립과 분열을 오히려 긍정적인 에너지로 승화시켜 국민통합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오히려 한 마음 한 뜻으로 국운 상승을 위해 매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내외 동포 여러분,
100년 전 우리 민족은 세계평화의 큰 꿈을 품었습니다. 우리는 비록 제국주의에 희생되었지만, 인류의 자유와 평등을 유린한 제국주의의 전철을 밟지 않고 스스로 성취를 이룬 유일한 나라입니다. 나라를 빼앗기고, 총칼에 의해 목숨을 잃었지만 우리 민족은 남을 배격하거나 결코 원망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의 무신(無信)을 죄하려 하지 아니하>였고 <일본의 소의(少義)를 책하려 아니하>였습니다. 오직 일본으로 하여금 <부자연하고 불합리한 착오상태를 개선광정(改善匡正)하여 자연 합리한 정경대원(正經大原)으로 귀환>케 하고자 했습니다. 일본의 잘못을 추궁하지 않고, 다만 일본의 비정상을 바로잡아 옳은 길로 이끌고자 했던 것입니다. 참으로 큰 관용과 포용의 정신이자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비전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격려하여 민족의 한결같은 자유 발전을 도모하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고자 했습니다. 이것은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우리가 살아갈 새로운 미래의 이상이며 우리의 당당한 도덕적 자긍심입니다. 드높은 이상을 가지고 자기를 향상시키며 동시에 타인의 자유와 발전을 돕겠다는3.1운동의 정신은 우리 선조들의 선견지명이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인류 공존의 모범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썼습니다. 두려움 없이 빙판을 타고 거침없이 세계로 질주했습니다. 이들에게 어두운 과거는 더 이상 없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세계 최고를 향해 당당하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세계와 함께 겨루고자 하는 청년다운 패기와 활기찬 기상이 있을 뿐입니다. 이들은 새로운 한국인입니다. 미래 대한민국의 희망이자, 미래 인류의 새 주인공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들 젊은이들처럼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세계를 품으며 인류 공영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3.1운동은 <누구나 자유와 평등을 누려야 한다는 인류적 양심>을 가지고 온 세계가 함께 살아갈 권리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지금은 다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국내와 국외가 따로 없고, 내치와 외치를 구분할 수 없습니다.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일이 곧 우리 일입니다. 지난 해 세계적 금융위기는 그 사실을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 글로벌 파트너십은 시대의 큰 조류입니다. 이제 우리는 세계의 푸른 숲이 되어, 세계에 생명과 희망을 주는 품격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지구촌의 녹색성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G20의 의장국으로서 전인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세계의 앞날을 책임지는 주역이 되었습니다. 또한 선진국과 개도국의 균형을 모색하는 가교로서 글로벌 균형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개발 경험을 살려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나라를 돕고 국제사회와 더불어 공동번영과 세계 평화의 한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대가 바뀌기 전에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경험을 살려 진정성과 따뜻한 마음으로 상호신뢰의 바탕을 쌓고자 합니다. 금년 11월 G20 서울정상회의는 우리의 국격 향상과 국운 융성의 큰 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이 세계인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좋은 시기를 놓쳐는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절대 안 되겠습니다. 먼 훗날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조상이어야 합니다. 지난 100년 힘이 지배하는 ‘위력(威力)의 시대’를 보내고 이제 우리는 3.1운동의 선열들이 그렇게도 염원하던 ‘도의(道義)의 시대’를 선도적으로 열어가고 있습니다. 도의의 시대는 우리 모두 함께 열어가야 합니다. 해외에서 온 결혼 이민자들, 탈북 이주민들, 외국인 거주자들의 인권과 생활에도 한층 따뜻한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더 열린 마음으로 이들을 받아들이고, 우리의 이웃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모두가 함께 힘을 모으고, 그 성취를 함께 누려야 할 것입니다.

더 큰 대한민국을 열어갈 국민 여러분,
2년 전 취임식에서 저는 대한민국의 선진화 원년을 선포했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생각과 의식이 더욱 커져야 합니다. 우리의 꿈은 ‘마음이 넓은 대한민국’되어야 합니다. 한일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올해, 밴쿠버에서도 이 아우내에서도 대한민국에는 큰 희망이 더욱 힘차게 솟구치고 있음을 느낍니다. 저는 이 꿈과 희망을 북녘의 동포들과 함께 나누기를 기원합니다. 이제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의 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일관된 원칙과 진정성을 가지고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신종플루 치료제를 제공하고 국제기구를 통해 영유아에게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등 인도적 지원도 계속해 왔습니다.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이 남한을 단지 경제협력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그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먼저 한반도의 평화가 유지되어야 하며, 당사자인 남북간의 여러 현안을 진지한 대화로 풀어야 합니다. 우리가 제안한 그랜드 바겐도 함께 진지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이제 북한은 행동으로 국제사회에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난 100년을 거울삼아 국가백년대계를 그리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 갑시다.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되, 작은 차이를 넘어 최종 커다란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것이 3.1운동의 대승적 화합 정신을 계승 승화하는 길입니다. 더 크게 생각하고 더 멀리 봅시다. 91년 전의 그날처럼 우리 국민이 하나가 되어 힘을 모으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이제 더 큰 우리가 되어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우리 선열들이 염원했던 세계 평화와 번영을 주도하는 선진일류국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10년 3월 1일 대통령 이 명 박

G20의 의장국으로서 이명박 대통령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연설문입니다. 국제 관계 내에서의 역할과 남북관계에 소신을 밝힙니다. 다음은 제92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아흔 두번째 맞는 3.1절을 경축합니다. 조국 독립의 그날을 그리며 고난의 가시밭길 속에서 피 흘린 애국선열들의 영령 앞에 머리 숙입니다. 조국과 영욕을 함께 해온 독립유공자와 가족 여러분께도 온 국민과 함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92년 전 오늘, 제국주의의 침략과 강권에 맞서 인류의 보편적인 양심과 민족의 자결을 외치는 자유의 횃불이 삼천리 강산에 힘차게 타올랐습니다. 
33인의 민족대표들은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했습니다.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서울에서 평안도 벽촌의 산골까지,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메아리쳤습니다. 일제의 잔혹한 총칼도, 사나운 말발굽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학생, 농부, 남녀노소, 천도교, 기독교, 불교, 유교, 어린 학생들로부터 나이 든 노인까지, 어깨와 어깨를 부여잡고, 민족의 이름 아래 하나가 되었습니다. 뜨거운 나라 사랑의 용광로 속에서 우리는 오로지 대한국인이었습니다. 모든 인간이 본래 자유인이듯 대한 사람이 자유인임을 선언했습니다. 민주공화제의 이상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며 근대국가의 깃발을 높이 들었습니다. 19세기말 우리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세계사의 흐름에 뒤져 나라의 주권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나 자유와 민주를 향한 새 시대를 열었습니다. 3.1운동은 '대한민국'의 첫 출발이자 자주독립 정신의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조국의 독립을 이룩하고 이 땅 위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웠습니다. 어떤 고난도 두려워하지 않고 가난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 땀과 눈물로 오늘의 번영을 일구어 냈습니다. 국제사회는 우리나라를 '완전한 민주국가' 26개국의 일원이자, 아시아 최고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상은 더 높고 우리의 꿈은 더 크기에 우리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함께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 선진일류국가가 바로 우리의 꿈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화'를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가 보다 성숙해져야 하겠습니다. 이념논쟁을 뛰어넘어, 서민을 잘 살게 하고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국가의 앞날을 위해서는 하나되는 사회, 국민이 편안한 나라, 친서민 중도실용주의가 가려고 하는 길입니다. 누구나 기회를 얻고, 땀 흘린 사람은 정당한 결실을 거두며, 넘어진 사람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선진일류국가의 윤리적.실천적 인프라인 공정사회 구현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3.1운동의 정신은 세계주의였습니다. 
기미독립선언문은 '인류평등의 대의'를 바탕으로 민족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 개조의 큰 이상을 밝혔습니다. 전 인류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각자의 삶을 누리자는 '민족자존의 정당한 권리(正權)'는 세계 피압박 민족의 보편적 이념이 되었습니다. 3.1운동에 이어 이집트와 터키, 필리핀과 인도 등 세계 각지의 민족자결 투쟁이 불 붙었습니다.3.1운동은 세계사의 앞길을 연 것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선조들이 꿈꾸던 나라,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에 기여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지난 해 대한민국은 서울G20정상회의   를 통해 개발의제 등 21세기 글로벌 이슈를 선도하는 나라로 우뚝 섰습니다. 성숙한 세계국가 시대, 대한민국의 주역은 G20세대의 젊은이, 바로 여러분입니다. 지난 세대는 한국 최고, 아시아 최고가 꿈이었다면, 우리 젊은이들은 세계 제일을 향해 겨루는 패기 넘치는 세대입니다. 스포츠, 문화예술, 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세계 최고를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작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녀월드컵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G20세대의 패기를 세계에 한껏 과시했습니다. '한류'가 글로벌화하고 있고, 세계 유수의 학술지에 우리 젊은 과학자들의 논문이 실리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남미에서, 아시아에서, 세계 곳곳에서 열정을 바치는 젊은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한편 북한의 도발로 국가 안보가 위협받자 철모에 불이 붙은 것도 모른 채, 용감히 싸웠고 가장 힘들고 위험한 곳에 다투어 자원했습니다. G20세대, 바로 여러분이야말로 자랑스러운 대한국인이자 성숙한 ‘세계시민’입니다. 선진일류국가의 미래를 개척할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는 여러분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동아시아 시민 여러분
동아시아가 세계질서 변화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 때, 동아시아의 평화는 인류의 앞날에 매우 중요합니다. 수천 년의 역사에서 우리는 오랜 이웃이었습니다. 그러나 19세기 이래 우리는 여러 차례 갈등을 겪었습니다. 3.1운동은 '동양의 영구한 평화'를 보장하고, 온 세계에 '정의, 인도, 존영'이 가득하기를 희망했습니다. 나라를 빼앗기고 총칼로 억압받으면서도 "남을 파괴하지 않고 자기를 건설함으로써 스스로의 신운명을 개척"하고자 한 적극적 정신이었습니다. 일본은 지난 해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행동과 실천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양국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냉전을 넘어 세계화로 가는 21세기에 이제 20세기의 유산을 청산해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도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새 물결에 함께 하기를 촉구합니다. 많은 나라들을 돕는 대한민국이 같은 민족인 북한을 돕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북한은 이제 핵과 미사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무력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으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합니다. 세계가 급속히 변화하는 이 시대에 우리 민족만이 역사의 흐름에 낙후되어 어두웠던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갈 적기입니다. 우리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92년 전 우리 선조들이 간절히 염원한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완성하는 길은 평화통일입니다. 하나 된 한민족, 통일된 한반도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 평화의 중심축이 될 것입니다. 세계의 대륙과 해양, 동과 서, 남과 북을 잇는 새로운 번영의 교차로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통일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한편, 통일에 대비한 우리의 역량을 보다 적극적으로 축적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 선진일류국가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최근 중동사태   로 인해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세계 경제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가가 급상승하고, 생활 물가가 위협을 받으면서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저력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경제 위기 때 신년 초부터 정부는 비상경제정부를 선포하고 매주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이제, 다시 그 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도전을 이겨내야 할 때입니다. 저부터 지난 3년을 돌아보고 새롭게 각오를 다지겠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선진일류국가 달성에 매진하겠습니다. 우리 다 함께 그 길로 힘차게 나아갑시다. 새 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갑시다. 
감사합니다.

2011년 3월 1일 대통령 이명박

삼일절의 의미를 검토하는 한편 G20 정상회의 업적과 밴쿠버 동계올림픽,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비교 검토하고 북한과의 대화를 열어놓았습니다. 특별히 일본에 대한 언급은 한문장으로 제한되는데 총리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행동과 실천을 하라는 짧은 내용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놓고 일본에 대한 소회를 길게 밝혔던 것에 비하면 일본과의 외교 실무는 외교부에 넘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와 북녘 동포 여러분, 제93주년 3.1절을 경축합니다. 

조국 광복에 몸바친 애국선열들께 깊이 머리 숙이며,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감사와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93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5천 년 역사에 길이 빛날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일제의 혹독한 무단통치에 굴하지 않고 온 민족이 하나 되어 대한 독립과 동양 평화, 인류 공존을 부르짖었습니다. 3.1운동은 '자유'를 향한 우리 민족의 거보(巨步)이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역사의 시작입니다. 3.1운동을 통해 우리 겨레는 새 사람, 새 민족, 새 나라로 거듭났습니다. 자유와 평화를 향한 담대한 희망, '인류 평등'의 이상 아래 민주공화국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습니다. 그 법통을 이어 1948년 자유민주주의 이념 위에 대한민국을 세우고, 공산주의에맞서 피 흘려 싸웠습니다. 자유의 바탕 위에서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을 꽃피웠습니다. 자유민주주의는 오늘 이 시대 대한민국의 확고한 정체성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3.1운동은 우리 민족이 가장 힘없고 가장 암울한 시대에불타오른 힘찬 횃불이었습니다. 식민지배에 이은 분단과 6.25 전쟁, 빈곤과 독재와 싸워 온 우리 현대사는 혹독한 수난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3.1운동이 남긴 불굴의 용기는 우리의 가슴 속에 늘 살아 있었습니다. 우리는 단 한 세대 만에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며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한반도와 아시아를 넘어 전 지구촌을 무대로 활동하는 '성숙한 세계국가'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는 총칼로 영토를 넓혔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FTA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경제영토를 개척하며 작년 세계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대한민국 국군은 전 세계 15개국에서 평화유지와 재건, 구호를 위해 땀 흘리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다른 어느 나라 군보다도 현지인의 사랑을 크게 받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세계 경제 최상위 회의인 '서울 G20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이달에는 세계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세계 안보 최상위 회의로서 지구촌 50여 개국 정상들이 참가하는 서울 '세계핵안보정상회의   '를 주최합니다. 5월에는 전 세계 106개국과 10개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여수세계박람회 '도 열립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지구촌 경제와 안보를 논의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주요국의 일원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 영화, 드라마 같은 한류 물결도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가며, 세계인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K-pop은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 남미와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습니다. 우리 민족의 문화사랑은 그 역사적 뿌리가 깊습니다. 8세기 무렵 신라인이 만든 성덕대왕신종에는, "당시 세상은 금과 옥 같은 보물을 멀리 하고 문화를 숭상하였다"는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그 서릿발 같은 제국주의 치하에서도 "신예(新銳)와 독창으로서 세계 문화의 대조류에 기여(寄與)"하겠다는 꿈을 꿨습니다. '기미독립선언서'의 꿈은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단순한 경제 대국이 아니라 품격 있는 문화국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패기와 재능으로 '더 큰 대한민국'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엊그제 창업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뜨거운 열정으로 길을 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서 저는 한국의 미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또한 전 세계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큰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 스포츠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두고 있고, 국제기능올림픽에서는 17번이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젊은 과학도들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 진출하여 그곳 주류사회에서 활동하는 젊은이들, 지구촌 곳곳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땀 흘리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내가 만난 우리 청소년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었고, 현지인들의진심 어린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G20 세대의 우리 젊은이들은 세계를 향해 도전하고 세계 속에서 활동하는 세대입니다. 앞만 보지 말고 고개를 세계로 돌리면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많고 가야할 길도 드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3.1운동 때 우리 민족 앞에는 너 나가 없었습니다. 세대와 신분, 지역과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사람이 오직 한민족이었을 뿐입니다. 그 단합의 정신으로부터 새로운 민족정신이 창조되고 새 역사가 열렸습니다. 우리 역사를 보면 힘을 모았을 때는 부흥했고, 분열되었을 때는 항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9세기 말 세계열강이 전 세계와 교류하며 선진화될 때, 우리는 한반도에 갇혀 서로 다투다 나라를 잃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이념 갈등과 지역갈등, 세대갈등과 빈부갈등 등 많은 분열과 대립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우리가 소모적인 대립과갈등을 넘어 양보와 배려, 소통과 화합을 통해 하나될 수 있다면 '더 큰 대한민국'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곳에 모여 3.1정신을 되살리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3.1운동이 오늘날 더욱 빛나는 것은 위대한 '관용' 정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육강식과 적자생존 논리에 신음하던 우리 민족은 원한과 복수가 아니라 "진정한 이해와 동정에 기본한 우호"를 호소했습니다.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조차 "다만 자기의 건설에 소임이 있을 뿐 결코 남의 파괴에 있지 않다"고 당당히 천명했습니다. 말뿐이 아니라 무자비한 총칼의 진압에 평화롭고 단합된 질서와 위엄으로 맞섰습니다. 가장 힘없는 자의 이런 고귀한 행동이 전 세계 양심을 일깨웠습니다. 당시 한국에 있던 한 외국인 선교사는 "이 날은 한국의 위대한 날"이라고 칭송하며, 큰 존경의 뜻을 표했습니다.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서로를 살리는 3.1정신은 오늘날 동북아와 세계가 나아갈 길을 밝혀주고 있다고 믿습니다. 지난해 후쿠시마 대지진 때 한국 국민들은 일본이 겪는 어려움에 안타까워하며 이재민들을 돕는 데 흔쾌히 발 벗고 나섰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으로서 다양한 이익을 공유하며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할 동반자라는 사실은 두 나라 국민 모두가 다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한일의 젊은이들은 이미 과거의 장벽을 허물며 국경 없는 친구가 되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국이 진정한 동반자로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진정한 용기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특히 군대 위안부 문제만큼은 여러 현안 중에서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인도적문제입니다. 평생 마음에 아픈 상처를 갖고 살아온 할머니들은 이제 80대 후반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분들이 마음에 품은 한을 살아생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신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은 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영원히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일본 정부에게 보다 적극적 자세를 촉구하는 이유입니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입니다. 동북아 평화는 지역 발전뿐만 아니라 세계 발전에도 매우 중요한 관건입니다. 동북아 지역에서 반목과 충돌의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면 안 됩니다. 저는 3.1운동이 천명했던, "동양평화가 중요한 일부가 되는 세계평화"가 하루빨리 이뤄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쓰라린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3.1운동이 남긴 교훈처럼 우리가 단합했을 때는 어떤 국난도 극복했고 외부의 어떤 침략도 물리치는 힘을 발휘했습니다. 금년 한 해는 국내외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가 매우 어렵고, 국내적으로는 양대 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저와 정부는 중심을 잡고 국민과 약속한대로 일자리를 지키고 물가를 잡아 서민 생활을 편안히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어떤 경우에도 국가 존립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정책에 대해서는 확고히원칙을 지켜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부정과 비리는 단호히 척결하겠습니다. 학교 폭력을 뿌리 뽑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양대 선거를 공정하고 엄정하게 관리하겠습니다.
3.1정신과 기상이 살아 있는 한, 우리 국민이 하나 되는 한, 대한민국은 희망의땅입니다. 우리 모두 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나라를 만들어갑시다. 
고맙습니다.

2012년 3월 1일 대통령 이명박

국가발전과 G20 정상회의, 세계핵안보정상회의, 여수세계박람회 등의 자신감과 당해 중요한 선거가 예정되어 있음을 알립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내에 그 어느 때보다도 여러 요소가 들어간 연설문입니다. 이제 다음은 새로운 박근혜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와 북녘 동포, 그리고 독립유공자와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뜻 깊은 제94주년 3.1절을 맞이하였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고난의 가시밭길을 헤쳐오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설 수 있었습니다. 순국선열과 독립유공자,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저는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으로서, 선열들이 남겨주신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3·1운동은 식민지라는 척박한 토양에 우리 스스로 자주독립의 기초를 만든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그것이 임시정부 수립과 독립운동으로 전개되었고, 마침내 조국의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귀중한 열매를 맺게 되었습니다. 1919년 오늘, 우리 2천만 동포는 빈부도, 지역도 따로 없었습니다. 오직 뜨거운 애국심과 조국의 독립을 향한 열망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도 안팎의 숱한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 한강의 기적이라는 신화를 이룩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산업화와 민주화의 꿈을 동시에 이루었습니다. 이것을 이뤄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위대한 국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국민들과 함께, 제가 취임사에서 밝힌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으로 희망의 새 시대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94년 전 우리 선열들은 '독립선언문'에서 '자자손손 완전한 경사와 행복을 길이 누리기 위해 자주독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선열들이 간절하게 열망했던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리를 둘러싼 안팎의 도전들을 지혜롭게 극복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경제가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국민 개개인의 행복으로는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 개개인의 행복이 국력의 토대가 되도록 만들 것입니다. 또 복지에 사각지대가 많아서 노후가 불안하고, 기초적인 삶조차 불안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새 정부는 맞춤형 복지시스템을 구축해서 국민 누구나 기본적인 삶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5천년의 빛나는 전통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문화는 전 세계인들과 함께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문화융성을 통해 국민행복과 한반도 평화통일, 그리고 행복한 지구촌을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우리 민족의 얼과 정신을 되살려서 국민 누구나 삶 속에서 문화의 향기를 누릴 수 있고, 문화를 통해 국민이 하나가 되고 세계인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 융성시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역사는 자기 성찰의 거울이자, 희망의 미래를 여는 열쇠입니다.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역사에 대한 정직한 성찰이 이루어질 때, 공동 번영의 미래도 함께 열어갈 수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되어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양국 간에 굳건한 신뢰가 쌓일 수 있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양국의 미래 세대까지,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지워서는 안 됩니다. 우리 세대 정치지도자들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아픈 과거를 하루빨리 치유하고, 공영의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변화와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민족의 공존과 공영은 조국독립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선열들이 3·1 운동을 통해 우리에게 남겨준 고귀한 정신이자 유산입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6·25 전쟁을 비롯한 북한의 수많은 군사적 도발에도 불구하고,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저는 확고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반도에 신뢰를 쌓아서 행복한 통일의 기반을 조성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북한은 핵개발과 도발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고립과 고통만 커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도발을 중지할 때에만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수 있고, 남북한 공동 발전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또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제대로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북한의 도발에는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되, 북한이 올바른 선택으로 변화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더욱 유연하게 접근할 것입니다. 북한도 그동안의 남북 합의와 국제적 합의를 존중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신뢰의 길로 나오기 바랍니다. 그래서 하루속히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 행복시대를 함께 열어갈 것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우리 선조들이 피와 땀으로 이룩해 온 소중한 국가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순국선열들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선진대열에 올려놔야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대내외 도전과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행복한 국민, 행복한 한반도를 이룩하고, 지구촌 행복시대를 여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선열들의 정신을 되새겨, 작은 차이는 뛰어넘어 공동체를 위한 대승적인 양보와 나눔의 대열에 동참해 주시고, 대립과 분열의 현장에 상생과 화합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모두가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를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13년 3월 1일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기념사로 한치의 틀림도 없는 교과적적인 연설입니다. 일본의 역사관을 짚고, 북한의 핵개팔 포기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와 북녘 동포 여러분, 그리고 독립유공자와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뜻깊은 제95주년 3·1절을 맞이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고, 세계 속에 우뚝 선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개인의 삶을 바치신 애국지사와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3·1절을 맞아 그분들의 영전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그동안 마음의 고통과 어려움을 견뎌 오신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위로를 드립니다. 95년 전 오늘, 우리의 선조들은 조국의 독립과 주권을 되찾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나라의 주권을 더 이상 빼앗길 수 없다는 신념과 애국심은 온 국민들을 일어나게 했습니다.
남녀노소, 신분과 계층, 종교와 지역의 구분도 없었고, 만주와 연해주, 동경과 필라델피아에 이르기까지 장소와 국경에도 상관없이 나라를 구하려는 애국심이 물결쳤습니다. 그 위대한 3·1정신은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으로 이어졌고,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으로 면면히 계승되면서 번영과 기적의 대한민국 역사를 이룩한 원천이 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의 선조들은 3·1 독립선언서에서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건설하는 것’이 우리의 소임이며, ‘동양의 평화는 물론, 세계평화와 인류행복에 기여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또한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착오상태를 바로 잡아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바른 길로 돌아오기 위함’이라고 역설하였습니다. 우리 후손들에게는 선열들이 꿈꾸셨던 그 위대한 이상과 가치를 완성시켜 나가야 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시작을 오랫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온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상태를 바로 잡고, 대내외의 모든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일에서부터 하고자 합니다. 공공부문의 개혁을 시작으로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구습을 과감하게 끊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서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국민소득 3만불을 넘어 4만불 시대로 가는 초석을 다질 것입니다. 그 길에는 국민 여러분의 지혜와 힘이 필요합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성공을 위해 함께 나서 주셔서 위대하고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년이면 한국과 일본은 국교 정상화 50년을 맞게 됩니다. 그 동안 두 나라는 가치와 이해를 공유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지난 시대의 아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이러한 관계를 발전시켜올 수 있었던 것은 평화헌법을 토대로 주변국과 선린우호 관계를 증진하고,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 등을 통해 식민 지배와 침략을 반성하면서 미래로 나아가고자 했던 역사 인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의 역사 인식은 그 나라가 나아갈 미래를 가리키는 나침반입니다. 과거의 잘못을 돌아보지 못하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없고, 과오를 인정하지 못하는 지도자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입니다. 진정한 용기는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저는 양국이 과거의 아픈 역사를 딛고 새로운 번영의 미래로 함께 나갈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올바르고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평생을 한 맺힌 억울함과 비통함 속에 살아오신, 이제 쉰다섯 분밖에 남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는 당연히 치유 받아야 합니다. 과거의 역사를 부정할수록 초라해지고 궁지에 몰리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역사의 진실은 살아있는 분들의 증언입니다. 살아있는 진술과 증인들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하고 정치적 이해만을 위해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고립을 자초할 뿐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한국과 일본, 양국 국민들의 우정과 신뢰를 정치가 막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도 문화를 통해 양국 국민들은 마음을 나누고 있습니다. 인류 보편의 양심과 전후 독일 등의 선례에 따라 협력과 평화, 공영의 미래로 함께 갈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과거의 부정에서 벗어나 진실과 화해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길 기대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경제적 초석을 넓히고 선진 한국을 만드는데 있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두고, 평화통일을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온 국민이 다시 한 번 절감하는 자리였습니다. 이제 고령의 이산가족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흩어진 가족을 만나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하루라도 빨리 이산의 한을 풀기 위해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할 것을 북한 당국에 제안합니다. 이산가족은 북한에도 있습니다. 북한도 주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남북이 작은 약속부터 지키며 신뢰를 쌓아서 통일의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올라가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하나된 민족, 통일된 한반도는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외쳤던 3ㆍ1운동 정신을 완성하는 것이며,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통일된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동북아를 연결하는 평화의 심장이 될 것이며, 동북아시아 국가들 역시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에서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찾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평화와 협력의 새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북한이 핵을 내려놓고 남북 공동발전과 평화의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역사를 써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다함께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강인한 정신으로 민족의 웅비와 세계의 변화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도전의 여정을 함께 열어갑시다. 선조로부터 내려오는 우리 문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더욱 발전시키고, 세계인들과 함께 나누면서 보다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어 갑시다. 이제 우리 모두 서로의 손을 굳게 잡고, 국민행복의 새 시대, 희망찬 내일로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14년 3월 1일 대통령 박근혜

일본 위안부 보상 문제와 당시로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남북 이산가족 이슈를 내놓은 것이 흥미롭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와 북한 동포 여러분, 그리고 독립유공자와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제96주년 3.1절을 맞아 3.1 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 몸을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희생과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께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96년 전 오늘 우리는 민족의 자주독립, 인류평등과 세계평화의 대의(大義) 앞에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남녀노소ㆍ신분과 계층ㆍ종교와 사상의 차이를 뛰어 넘어 오직 독립을 향한 열망과 애국심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3ㆍ1운동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인류평화의 이상(理想)'은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고, 그 법통이 대한민국 헌법정신으로 계승되었습니다. 민족 대단결의 3.1운동 정신은 우리 대한민국이 가난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반세기만에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을 동시에 꽃피우는 '기적의 역사'를 일구어 낸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우리 민족의 저력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며, 이 위대한 '성공의 역사'는 피와 땀과 눈물로 함께 하신 국민 여러분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숱한 역경을 딛고 눈부신 성취를 이뤄낸 선대들의 헌신 위에 오늘 우리가 자유와 번영을 누리고 있듯이, 다가올 미래 세대들이 희망과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입니다. 지금 우리는 미래로 도약하느냐, 이대로 정체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 침체와 추격형 성장전략의 한계에 직면해 있고, 과거부터 누적되어 온 적폐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나라의 곳간도 여러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처방과 해법으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경제를 활성화하며 국민의 창의력과 독창성을 발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그동안 누적되어 온 우리 사회의 적폐를 개혁하여 근본적인 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창조경제 생태계 구축을 포함하여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지금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는 공무원 연금개혁은 물론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구조개혁과 규제혁파, 비정상의 정상화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런 혁신과 구조개혁 과정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이해와 양보를 필요로 합니다. 3.1운동 당시 우리 민족이 그랬던 것처럼 국민 모두의 일치된 마음과 단합된 힘이 수반되어야 하는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자라고 있는 우리 아이들과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민적 노력과 합심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저는 3년의 경제혁신으로 반드시 30년의 성장을 이루겠습니다. '경제혁신과 개혁'을 꼭 이루어내어 성장의 온기가 민생 구석구석까지 퍼져 나가고 정부 출범시 약속드린 '경제 재도약'을 일궈 나가겠습니다. 그래서 30년 후 우리 후손들이 세계 속에 우뚝 선 경제대국, 통일한국의 국민으로 광복 100주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는 한국과 일본이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양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며,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추구해 나가는 중요한 이웃입니다. 1965년 수교 이래 두 나라가 쌓아온 교류협력의 성과는 놀랍습니다. 지난해 양국의 교역량은 860억불을 넘어섰고, 상호 인적교류는 500만명을 넘어섰으며, 양국의 독창적인 문화는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보다 성숙한 미래 50년의 동반자가 되어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나가야 할 때입니다. 우리 정부는 출범이래 올바른 역사인식에 기초한 한일관계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21세기 한일 신협력시대를 열어나가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리적 이웃국가 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안타깝게도 마음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양국이 미래로 함께 가는 여정에서 반드시 풀고 가야할 역사적 과제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올해에 들어서도 벌써 두 분의 피해 할머니들이 평생 가슴에 맺힌 상처를 치유받지 못한 채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쉰 세분만이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이 90세에 가까워서 그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릴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역사란 편한 대로 취사선택해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게 아니며, 역사에 대한 인정은 진보를 향한 유일한 길" 이라는 최근 한 역사학자의 지적을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교과서 왜곡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이웃관계에 상처를 주는 일입니다. 양국 국민들은 문화를 통해 교류하고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서로 더욱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이런 마음의 외연을 확대시키는 것도 국가가 해야 할 일 중의 하나입니다. 과거 독일과 프랑스가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새로운 유럽 건설의 주역이 될 수 있었던 것과 같이 이제, 일본이 용기 있고 진솔하게 역사적 진실을 인정하고 한국과 손잡고 미래 50년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나가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과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북한 동포 여러분, 우리 민족은 70년 전, 오랜 항일투쟁의 결과로 되찾은 독립의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남과 북으로 갈라져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 분단국가로서 지금까지 군사적 대치와 긴장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분단의 70년을 또다시 반복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남북이 하나가 되어 평화 통일을 이루어 냄으로써 진정한 광복을 완성하고, 민족의 번영을 위한 항해에 적극 나서야 할 때입니다. 정부는 통일이 꿈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이며, 미래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실질적인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통일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남북 모두에 축복이 되는 구체적인 통일 준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통일 준비는 결코 북한을 고립시키는데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와서 공동 번영과 평화의 길로 가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북한은 더 이상 남북대화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진정성 있는 대화와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모든 협력의 길이 열려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합니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함께 경축하면서 이를 계기로 민족화합과 동질성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는데 나서 주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남북 이산가족들의 절절한 염원을 풀어드리는 것이 시급한 일입니다.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매년 남한에서만 4천명 가까운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뜨고 있는 비극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 없는 자식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듯이 북한도 내부의 인간적인 혈연의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상봉의 정례화, 서신교환 등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협의를 조속히 갖기 바랍니다. 또한, 금년 중에 남북한 간 의미 있는 스포츠, 문화, 예술분야 교류와 민생차원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족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는 순수 민간교류를 적극 장려할 것입니다. 남북한은 민족문화 보전사업의 확대와 역사 공동연구에 착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60여년간 단절된 남북간 철도운행 재개를 위한 철도 복원사업 등 이행 가능한 남북 공동 프로젝트를 협의해서 추진하는 것도 남북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사전준비의 일환으로 우선 남북철도의 남측 구간을 하나씩 복구하고 연결하는 사업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북한은 더 이상 핵이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진정으로 평화와 체제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개방과 변화의 길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역사는 길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어려운 길을 피해갈 수도 있고, 적당히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길이 될 것입니다. 다음 세대에 너무나 큰 짐을 지우게 될 것입니다. 국가부채는 늘어나고, 경제는 휘청거리게 될 것이 자명합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대한민국을 위한 길을 가겠습니다. 저와 정부부터 경제활성화와 국가개혁을 위해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 쏟아 붓겠습니다. 3.1운동 당시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역량을 결집했듯이 국민 여러분께서도 하나 된 마음으로 동참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 오후에 중동 순방외교를 떠납니다. 우리가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으로 세계 석유파동을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했듯이, 제2의 중동 붐으로 제2의 경제부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비즈니스 외교를 펼칠 것입니다. 열사의 사막에서 흘린 땀과 눈물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토대를 만들었듯이, 우리도 이제 그런 노력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1970년대, 석유위기를 중동 붐으로 오히려 기회로 만들었듯이 저는 우리 국민들께서 위기극복의 DNA를 다시 한 번 발휘한다면 '대한민국의 재도약'이라는 제2의 성공신화를 반드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가 지금 걸어가는 이 길이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희망의 새 길'임을 확신하며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이제 다 같이 동행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15년 3월 1일 대통령 박근혜

이번 기념사에는 몇가지 수식어가 돋보이는데 축복, 창조, DNA등의 어구사용이 흥미롭고, 오늘 바로 중동 순방외교를 떠나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는 등 여느 삼일절 연설문과는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연설문 작성자가 바뀌신 듯 하네요. 다음은 제 97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와 북한동포 여러분, 그리고 독립유공자와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뜻 깊은 제97주년 3·1절을 맞이하였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하며,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97년 전 오늘, 독립만세의 함성은 신분과 계층, 종교와 사상의 차이를 뛰어넘어 오직 독립을 향한 열망과 애국심으로 우리를 하나가 되게 하였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소녀의 슬픔'이라고 외쳤던 유관순 열사의 애국심이 곧 3·1 운동의 정신이었고, 민족대단결이 바로 3·1 운동의 정신이었습니다. 3·1 운동은 우리 민족이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해 힘을 하나로 모은 역사적인 일로 모든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어떤 일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는 동방의 밝은 빛으로 세계 각국의 민족 자결 운동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3·1 운동의 정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이어졌고, 마침내 우리는 그토록 소망하던 독립을 쟁취했습니다. 그리고 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세계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건설했습니다. 97년 전, 그토록 간절히 소망했던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 자유롭고 번영된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지금, 선열들이 피 흘려 세운 이 조국을 진정한 평화통일을 이루어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그 분들에게 갚아야 할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어 후손들이 평화롭고 부강한 한반도에서 살게 하는 것이야말로 3·1 정신을 이 시대에 구현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면서, 당국간 대화와 민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남북간 신뢰구축과 평화통일기반 구축을 위해 북한에 많은 지원과 양보를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우리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에 3차 핵실험을 한데 이어 또 다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극단적인 도발로 우리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북한은 계속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모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그대로 놔둔다면, 5차, 6차 핵실험을 계속할 것이고, 북한의 핵은 결국 우리 민족의 생존은 물론 동북아 안정과 세계평화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평화 의지에 대한 도전이자 전 세계가 원하고 있는 평화정착에도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이제 기존의 대응방식으로는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꺾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졌습니다. 핵으로 정권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을 착취하고 핵개발에만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것이 북한의 정권을 유지시킬 수 없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단합된 의지를 그 어느 때 보다도 강력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 100여개가 넘는 국가들이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데 이어,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곧 채택될 예정입니다. 이번 대북 결의는 안보리 결의와 국제사회를 무시하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발을 자행한데 대해 엄중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가 응집된 것입니다. 이에 더해, 미국의 대북제재 법안 채택과 일본, EU, 여타 우방국들이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압박은 계속될 것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더욱 확고한 안보태세와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이 반드시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갈 것입니다. 이제 선택은 북한의 몫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들도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한 길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북한이 핵개발을 멈추지 않고, 한반도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고 있는 현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도 한반도의 평화통일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가 통일을 염원하는 이유는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이 한반도에서 시작되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인권, 번영을 북한 동포들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정부는 평화와 번영, 자유의 물결이 넘치는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갈 것이며, 그것이 바로 3·1 운동 정신의 승화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 길을 가는데 국민여러분께서 함께 동참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지금의 정쟁에서 벗어나 호시탐탐 도발을 시도하고 있는 북한과 테러에 노출되어 있는 국민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는데 나서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3·1 운동은 자유와 독립을 향한 열망이자, 세계평화와 인류행복 구현이라는 시대정신의 발현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24년 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한·일간 합의가 있었습니다. 이번 합의는 피해자 할머니가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집중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일본 정부도 역사의 과오를 잊지 말고, 이번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온전히 실천으로 옮겨서 미래 세대에 교훈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서로 손을 잡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한이 연이은 도발과 1차 타격대상이 청와대라고 위협하며 불안과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여건도 매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만성화되고 있는 세계 경제 침체에 대응하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힘들더라도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개혁을 해야만 합니다. 저는 어떤 정치적 고난이 있어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 구조개혁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우리 경제의 튼튼한 기초를 확고히 다져 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그리고 4대 구조개혁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노동개혁과 서비스산업 육성을 비롯하여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혁하고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혁신과제들이 아직도 기득권과 정치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개혁은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개혁입니다. 청년들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지금 이들이 좌절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노동개혁이 현장에 뿌리를 내려야만 ‘더 많은 일자리’,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노사 모두 서로 조금씩 양보해 주시고 정치권도 국민의 열망에 호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개혁의 길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 민간과 정부의 관계에 대한 생각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기업이 혁신적인 기술, 독창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속도를 정부가 따라 갈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관행적으로 내려온 정부 만능의 사전적 규제 방식에서 민간 중심의 사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전환하여 신산업이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커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앞으로 전국의 시·도에 도입될 ‘규제프리존’에서는 각 지역의 전략산업과 관련된 핵심규제를 과감히 철폐할 것입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해 창의적 사고와 혁신적 도전정신이 우리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창업기업의 더 큰 성장과 끊임없는 재도전이 이루어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상생 협력하는 지속가능한 창조경제 생태계를 완성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산업에 문화의 옷을 입히고 문화와 IT를 융·복합시켜 한류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처럼 우리의 경제와 문화영토를 넓히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올해에는 이러한 개혁과제들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국민 여러분이 그 성과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결코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왜 우리 국민들이 ‘민생구하기 서명운동’에 직접 나서야 했는지에 대해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대내외적인 어려움과 테러위험에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거의 마비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직무유기이자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럴 때일수록 국민 여러분의 진실의 소리가 필요합니다. 나라가 어려움에 빠져있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항상 국민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우리는 지난 역사 속에서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 왔고,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인 대한민국은 선열들의 피흘림으로 지켜온 소중한 나라입니다. 저는 지금의 위기 역시, 국민 여러분의 단합된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외환위기를 극복한 힘으로 지역, 세대, 계층을 떠나 하나로 뭉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제 때 대처하지 못하고 낡은 것에 안주했을 때 어떤 역사적 아픔을 겪어야 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또 다시 나라 잃은 서러움과 약소국의 고난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퇴보가 아닌 발전을 위해, 분열이 아닌 통합을 위해 이제 국민들께서 직접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추운 영하의 날씨에 가는 길을 멈추시고 민생살리기 서명에 곱은 손을 불으시면서 서명해주신 국민들의 힘이 대한민국을 바꿔놓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들이 50년, 100년 후 우리의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역사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애국애족과 민족대단결의 3.1운동 정신을 되새기면서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의 번영과 평화통일이라는 위대한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감사합니다.

2016년 3월 1일 대통령 박근혜

북한 핵개발의 성토에 대한 내용이 절반에 이르러 당시 정부의 다급함이 느껴집니다.

존경하는 국내외 동포 여러분,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우리 민족사에 큰 분수령이 되었던 3·1운동을 기념하는 매우 뜻 깊은 날입니다. 3·1운동은 우리의 산하를 강점하고 우리 민족에게 가혹한 무단통치를 자행했던 일제에 비폭력으로 저항한 자주독립 운동이었습니다. 선열들은 또한 신분과 이념, 지역과 계층, 남녀노소를 뛰어넘어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우리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렸습니다.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건립과 함께 법통으로 계승되고마침내 광복을 쟁취하는 굳건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어떠한 고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우리 민족의 강인한 생명력의 근간입니다. 광복 이후에도 우리는 선열들의 3·1정신을 바탕으로 불과 반세기의 짧은 기간에 세계 속에 당당한 대한민국을 건설했습니다. 온 국민이 분단의 아픔과 6·25전쟁으로 인한 폐허, 그리고 모진 가난을 이겨내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오늘 우리가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누리는 것은 자주독립을 위해 고귀한 생명까지 바치신 애국선열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분들의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독립유공자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9년이면 3·1운동 100주년이 됩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위대한 3·1운동의 정신을 되살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가야 합니다. 
선열들이 3·1운동을 통해 표방했던 자주독립과 자강(自强), 세계평화와 공영(共榮)의 정신을 우리의 미래 정신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청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3·1운동 당시에도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학생·청년들이 만세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에 앞장서는 등 중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 우리 청년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역사를 극복해온 3·1정신을 계승하여 반드시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조국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게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 청년들의 저력과 도전정신을 믿으며, 이들이 마음껏 미래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오늘, 우리는 당면하고 있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데 더욱 진력하겠다는 결의를 굳게 다짐하게 됩니다. 북핵 위협, 동북아시아와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국내외 경제의 침체와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저출산 고령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들을 풀어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선열들이 소망했던 대로 온 겨레가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통일국가를 실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정부는 그동안 상호신뢰를 쌓아나감으로써 남북관계를 호혜적으로 발전시키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외면한 채, 주민들의 민생을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하며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오직 핵능력 고도화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일어난 김정남 피살사건은 잔혹하고 무모하며 반(反)인륜적인 북한정권의 속성과 민낯을 단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제3국의 국제공항에서 국제법으로 금지된 화학무기로 저지른 테러에 대해 전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정부는 무도한 북한 정권의 도발에 강력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먼저,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과 위협도 단호히 응징하겠습니다. 유엔안보리 결의 등의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화하여 북한이 잘못된 셈법을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사드 배치 등 한미연합의 억제 및 방어능력을 배가하여 북한 스스로 핵무기가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나갈 것입니다. 다음으로 북한의 참혹한 인권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수용소를 비롯한 각지에서 공개처형 등 형언할 수 없는 참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북한 인권 침해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작년에 제정된 북한인권법을 토대로 북한정권의 인권침해 실태 조사 등 여러 가지 조치들을 이미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에 명시된 북한 인권재단이 조속히 출범해 인권단체 지원 등 본격적인 활동으로 북한 주민의 인권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국가를 이루는 것은 북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민족의 재도약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 없이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은 이룰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세계를 알고 시대흐름을 인식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도와주어야 합니다. 북한 일반간부와 주민들도 통일이 되면 우리 국민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민족 구성원으로서 자격과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미리 온 통일’의 의미를 갖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뿌리내리고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이분들을 포용하고 적극적으로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과 일본 두 나라 간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의 출발점이자 필요조건은 올바른 역사인식과 미래세대 교육입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한편, 경제·문화·인적교류 등 호혜적 분야에서의 협력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처 등 동북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일본 정부도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서 미래세대 교육과 과거사의 과오를 반성하는 데 진정성 있고 일관성 있게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한·일 양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진심으로 존중하면서 실천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피해자 분들이 과거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받고 명예와 존엄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일 두 나라가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노력해 나간다면 양국 관계는 보다 상호 호혜적이고 미래를 향한 진정한 이웃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열들은 나라마저 빼앗겼던 캄캄한 암흑기에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조국 광복의 미래를 위해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그것은 오직 나라사랑의 일념이었습니다. 선열들의 이러한 뜻을 받들기 위해서는 화합과 통합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최근의 일련의 사태로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 갈등이 확대되고 있으며 서로를 반목·질시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존중하는 바탕위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화와 균형을 이뤄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부터 비상한 각오로 국정안정과 위기극복에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우리 모두 3·1운동 선열들의 뜨거운 애국심과 통합의 위대한 정신을 받들어 지금의 위기를 넘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갑시다. 
국민 여러분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7년 3월 1일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

안타깝게도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을 당하여 권한대행인 국무총리 황교안이 기념사를 대신했습니다. 일본과 북한에 대한 언급은 이제 삼일절 기념사에 클리쉐가 되었네요. 이제 다음 문재인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3.1운동 아흔 아홉돌입니다.

3.1운동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에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서대문형무소의 벽돌 하나하나에는 고난과 죽음에 맞선 숭고한 이야기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대한독립 만세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는 박제화된 기념식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현장에서 역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기념식을 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일제 강점기동안 해마다 2천600여 명이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되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그 날까지 10만여 명 가까이 이곳에 수감되었습니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사상범으로 불린 독립운동가였습니다. 10대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남쪽의 제주도에서 북쪽의 함경도까지, 나이와 지역을 막론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실천했던 분들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 형제자매가 함께 투옥되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어머니와 아내들이 이곳 형무소 앞 골목에서 삯바느질과 막일을 해가며 자식과 남편의 옥바라지를 했습니다. 수감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도 모두 독립운동가였습니다.

국민 여러분,
99년 전 오늘, 마을과 장터에 격문이 붙었습니다. 독립선언서가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었습니다. 서울과 평양, 진남포, 안주, 의주, 정주, 선천, 원산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독립선언서가 낭독되고 만세 시위가 시작되었습니다. 만세 운동은 순식간에 지방도시와 읍면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멀리 중국의 간도와 러시아의 연해주, 미국 필라델피아와 하와이 호놀룰루의 하늘에도 독립만세의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그해 3월 1일부터 5월 말까지 국내에서만 무려 1,542회의 만세 시위가 일어났고, 당시 인구의 10분의 1을 넘는 2백2만여 명이 이에 참가했습니다. 3.1운동의 경험과 기억은 일제 강점기 내내 치열했던 항일 독립투쟁의 정신적 토대가 됐습니다. 3.1운동 이후, 수백 수천 명의 독립군이 매일같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넜습니다. 대한국민회, 북로군정서, 대한독립군, 군무도독부, 서로군정서, 대한독립단, 광복군 총영을 구성하여 일제 군경과 피어린 전투를 벌였습니다. 한 사람이 쓰러지면 열 사람이 일어섰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뒤를 이어 강우규, 박재혁, 최수봉, 김익상, 김상옥, 나석주, 이봉창,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는 의사들이 의열투쟁을 이어갔습니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상해의거가 그 정점이었습니다. 1937년 한 해 동안에만 국내에서 무려 3천 600건의 크고 작은 무장 독립투쟁이 있었습니다. 1940년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대한민국 최초의 정규 군대인 광복군을 창설했습니다. 모두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입니다.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 시위를 주도한 열여덟 살 유관순 열사는 지하 독방에서 고문과 영양실조로 순국했습니다. 열일곱 꽃다운 나이의 동풍신 열사는 함경북도 명천 만세시위에 참가했고 이곳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태극기를 그린 부산 일신여학교 학생들, 최초 여성의병장 윤희순 의사, 백범 김구 선생의 강직한 어머니 곽낙원 여사, 3.1운동 직후인 3월 9일 46세의 나이에 압록강을 건너 서로군정서에 가입한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 근우회 사건을 주도한 후 중국으로 망명하여 의열단 활동을 한 박차정 열사,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독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경을 6차례나 넘나든 정정화 의사, 우리에게는 3.1운동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세운 건국의 어머니들도 있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독립투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했습니다. 광복은 결코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선조들이 ‘최후의 일각’까지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뤄낸 결과입니다.

국민 여러분,
3.1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독립선언서에 따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이었습니다. 3·1운동으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헌법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제이며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명백하게 새겨 넣었습니다.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되었습니다. 왕정과 식민지를 뛰어넘어 우리 선조들이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힘이 바로 3.1운동이었습니다. 3.1운동의 힘이 약해질 때 주권자인 국민이 다시 일어났습니다. 독립운동은 애국지사들만의 몫이 아니었습니다. 상인들은 철시운동을 벌였습니다. 나무꾼, 기생, 맹인, 광부들, 이름도 없이 살던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누이들까지 앞장섰습니다. 국민주권과 자유와 평등, 평화를 향한 열망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계층, 지역, 성별, 종교의 장벽을 뛰어넘어 한 사람 한 사람 당당한 국민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을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으로 만든 것이 바로 3.1운동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우리에게 헌법 제1조뿐아니라 대한민국이란 국호와 태극기와 애국가라는 국가 상징을 물려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다고 우리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지난 겨울 우리는,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었습니다. 3.1운동으로 시작된 국민주권의 역사를 되살려냈습니다. 1천7백만 개의 촛불이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이 역사를 펼쳐보였습니다. 어둠을 밝혔던 하나하나의 빛은 국민 한 명 한 명이 대한민국의 주권자임을 또 다시 선언했습니다. 새로운 국민주권의 역사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향해 다시 써지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우리 정부는 촛불이 다시 밝혀준 국민주권의 나라를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입니다. 3.1운동의 정신과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로 세울 것입니다. 2020년 문을 열게 될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는 대한민국을 세운 수많은 선조들의 이야기가 담길 것입니다. 3.1운동에 참가한 나무꾼도, 광부도, 기생들도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의 이름으로 새겨질 것입니다. 국내외 곳곳 아직 찾지 못한 독립운동의 유적들과 독립운동가들의 흔적도 계속 발굴할 것입니다. 충칭의 광복군총사령부도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에 맞춰 복원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에겐 3.1운동이라는 거대한 뿌리가 있습니다. 해방과 국민주권을 가져온 민족의 뿌리입니다. 우리에겐 독립운동과 함께 민주공화국을 세운 위대한 선조가 있고, 절대빈곤에서 벗어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룬 건국 2세대와 3세대가 있습니다. 또한 이 시대에 함께 걸어갈 길을 밝혀준 수많은 촛불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를 낮출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힘으로 광복을 만들어낸, 자긍심 넘치는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평화를 만들어낼 역량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국민들의 역량과 자신감으로 3.1운동과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평화에 기반한 번영의 새로운 출발선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우리의 힘으로 바로 세워야 합니다.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입니다. 우리 고유의 영토입니다. 지금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가해자인 일본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습니다. 불행한 역사일수록 그 역사를 기억하고 그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만이 진정한 해결입니다. 일본은 인류 보편의 양심으로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일본이 고통을 가한 이웃나라들과 진정으로 화해하고 평화공존과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길 바랍니다. 저는 일본에게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답게 진실한 반성과 화해 위에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길 바랄 뿐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우리는 오늘 3.1운동을 생생한 기억으로 살림으로써 한반도의 평화가 국민의 힘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광복 100년으로 가는 동안 한반도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를 완성해야 합니다. 분단이 더 이상 우리의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저는 오늘 국민들께 이 목표를 함께 이뤄갈 것을 제안합니다. 빈부, 성별, 학벌, 지역의 격차와 차별에서 완전히 해방된 나라를 만들어냅시다. 김구 선생이 꿈꾼, 세계 평화를 주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나아갑시다. 3.1운동이라는 이 거대한 뿌리는 결코 시들지 않습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이미 국민들 마음 구석구석에서 99년 전부터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이 거대한 뿌리가 한반도에서 평화와 번영의 나무를 튼튼하게 키워낼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나라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3월 1일 대통령 문 재 인

파격입니다. 모두가 짧은 호흡의 문장으로 현장을 상상할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깃들여있습니다. 광복의 과정을 생생히 되짚고 일본의 양심을 촉구합니다. 북한의 언급은 없습니다. 다음은 대망의 삼일절 100주년 기념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100년 전 오늘,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3월 1일 정오, 학생들은 독립선언서를 배포했습니다. 오후 2시, 민족대표들은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식을 가졌고, 탑골공원에서는 5000여 명이 함께 독립선언서를 낭독했습니다. 담배를 끊어 저축하고, 금은 비녀와 가락지를 내놓고, 심지어 머리카락을 잘라 팔며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했던 노동자와 농민, 부녀자, 군인, 인력거꾼, 기생, 백정, 머슴, 영세 상인, 학생, 승려 등 우리의 장삼이사들이 3.1독립운동의 주역이었습니다. 그날 우리는 왕조와 식민지의 백성에서 공화국의 국민으로 태어났습니다. 독립과 해방을 넘어 민주공화국을 위한 위대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100년 전 오늘, 남과 북도 없었습니다.
서울과 평양, 진남포와 안주, 선천과 의주, 원산까지 같은 날 만세의 함성이 터져 나왔고 전국 곳곳으로 들불처럼 퍼져나갔습니다. 3월 1일부터 두 달 동안 남·북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 220개 시군 중 211개 시군에서 만세시위가 일어났습니다. 만세의 함성은 5월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당시 한반도 전체 인구의 10%나 되는 202만여 명이 만세시위에 참여했습니다. 7,500여 명의 조선인이 살해됐고 16,000여 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체포·구금된 수는 무려 46,000여 명에 달했습니다. 최대 참극은 평안남도 맹산에서 벌어졌습니다. 3월 10일, 체포, 구금된 교사의 석방을 요구하러 간 주민 54명을 일제는 헌병분견소 안에서 학살했습니다. 경기도 화성의 제암리에서도 교회에 주민들을 가두고 불을 질러 어린아이까지 포함해 29명을 학살하는 등의 만행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그와 대조적으로, 조선인의 공격으로 사망한 일본 민간인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북간도 용정과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와이와 필라델피아에서도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민족의 일원으로서 누구든 시위를 조직하고 참여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독립을 열망했고 국민주권을 꿈꿨습니다. 3.1독립운동의 함성을 가슴에 간직한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독립운동의 주체이며,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더 많은 사람의 참여를 불러일으켰고 매일같이 만세를 부를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 첫 열매가 민주공화국의 뿌리인 대한민국 임시정부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임시정부 헌장 1조에 3.1독립운동의 뜻을 담아 ‘민주공화제’를 새겼습니다. 세계 역사상 헌법에 민주공화국을 명시한 첫 사례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입니다. 잘못된 과거를 성찰할 때 우리는 함께 미래를 향해 갈 수 있습니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후손들이 떳떳할 수 있는 길입니다. 민족정기확립은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이제와서 과거의 상처를 헤집어 분열을 일으키거나 이웃 나라와의 외교에서 갈등 요인을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 바람직하지 않은 일입니다. 친일잔재 청산도, 외교도 미래 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친일잔재 청산’은, 친일은 반성해야 할 일이고, 독립운동은 예우받아야 할 일이라는 가장 단순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이 단순한 진실이 정의이고,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 공정한 나라의 시작입니다.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습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사상범과 빨갱이는 진짜 공산주의자에게만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민족주의자에서 아나키스트까지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찍는 말이었습니다. 좌우의 적대, 이념의 낙인은 일제가 민족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었습니다. 해방 후에도 친일청산을 가로막는 도구가 됐습니다. 양민학살과 간첩조작, 학생들의 민주화운동에도 국민을 적으로 모는 낙인으로 사용됐습니다. 해방된 조국에서 일제경찰 출신이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몰아 고문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빨갱이’로 규정되어 희생되었고 가족과 유족들은 사회적 낙인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입니다. 우리 마음에 그어진 ‘38선’은 우리 안을 갈라놓은 이념의 적대를 지울 때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버릴 때 우리 내면의 광복은 완성될 것입니다. 새로운 100년은 그때에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100년 우리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인류 모두의 평화와 자유를 꿈꾸는 나라를 향해 걸어왔습니다. 식민지와 전쟁, 가난과 독재를 극복하고 기적 같은 경제성장을 이뤄냈습니다. 4.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의 힘과 방법으로 우리 모두의 민주공화국을 만들어왔습니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이 민주주의의 위기마다 되살아났습니다. 새로운 100년은 진정한 국민의 국가를 완성하는 100년입니다. 과거의 이념에 끌려다니지 않고 새로운 생각과 마음으로 통합하는 100년입니다. 우리는 평화의 한반도라는 용기 있는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길에 들어섰습니다. 새로운 100년은 이 도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100년입니다. 2017년 7월,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을 발표할 때, 평화는 너무 멀리 있어 잡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회가 왔을 때 뛰어나가 평화를 붙잡았습니다. 드디어 평창의 추위 속에서 평화의 봄은 찾아왔습니다.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처음 만나 8000만 겨레의 마음을 모아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세계 앞에 천명했습니다. 9월에는 능라도 경기장에서 15만 평양 시민 앞에 섰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평양 시민들에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번영을 약속했습니다. 한반도의 하늘과 땅, 바다에서 총성이 사라졌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13구의 유해와 함께 화해의 마음도 발굴했습니다. 남북 철도와 도로, 민족의 혈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해5도의 어장이 넓어져 어민들의 만선의 꿈이 커졌습니다. 무지개처럼 여겼던 구상들이 우리 눈앞에서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습니다. 이제 곧 비무장지대는 국민의 것이 될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자연이 우리에게 큰 축복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평화공원을 만들든, 국제평화기구를 유치하든, 생태평화 관광을 하든, 순례길을 걷든, 자연을 보존하면서도 남북한 국민의 행복을 위해 공동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국민의 자유롭고 안전한 북한 여행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이 단순한 상봉을 넘어 고향을 방문하고 가족 친지들을 만날 수 있도록 추진하겠습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많은 고비를 넘어야 확고해질 것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도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상호이해와 신뢰를 높인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진전이었습니다. 특히 두 정상 사이에 연락 사무소의 설치까지 논의가 이루어진 것은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성과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지속적인 대화 의지와 낙관적인 전망을 높이 평가합니다.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여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입니다. 우리가 갖게 된 한반도 평화의 봄은 남이 만들어 준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통일도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차이를 인정하며 마음을 통합하고, 호혜적 관계를 만들면 그것이 바로 통일입니다. 이제 새로운 100년은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100년이 될 것입니다. ‘신한반도체제’로 담대하게 전환해 통일을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신한반도체제’는 우리가 주도하는 100년의 질서입니다. 국민과 함께, 남북이 함께, 새로운 평화협력의 질서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신한반도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낸, 새로운 평화협력공동체입니다. 우리의 한결같은 의지와 긴밀한 한미공조, 북미대화의 타결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신한반도체제’는 이념과 진영의 시대를 끝낸, 새로운 경제협력공동체입니다. 한반도에서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어나가겠습니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방안도 미국과 협의하겠습니다. 남북은 지난해 군사적 적대행위의 종식을 선언하고 ‘군사공동위원회’ 운영에 합의했습니다. 비핵화가 진전되면 남북 간에 ‘경제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남북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경제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관계 발전이 북미관계의 정상화와 북일관계 정상화로 연결되고,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안보 질서로 확장될 것입니다.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신한반도체제’를 일궈나가겠습니다. 국민 모두의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남과 북을 넘어 동북아와 아세안, 유라시아를 포괄하는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것입니다. 100년 전, 식민지가 되었거나 식민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던 아시아의 민족과 나라들은 3.1독립운동을 적극 지지해주었습니다. 당시 베이징대학 교수로서 신문화운동을 이끈 천두슈는 "조선의 독립운동은 위대하고 비장한 동시에 명료하고, 민의를 사용하되 무력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세계 혁명사에 신기원을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일찍 문명이 번성한 곳이고 다양한 문명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한반도 평화로 아시아 번영에 기여하겠습니다. 상생을 도모하는 아시아의 가치와 손잡고 세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만드는데 함께 하겠습니다. 한반도의 종단철도가 완성되면 지난해 광복절에 제안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의 실현을 앞당기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발전하고, 미국을 포함한 다자평화안보체제를 굳건히 하게 될 것입니다. 아세안 국가들과는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본과의 협력도 강화할 것입니다. ‘기미독립선언서’는 3.1독립운동이 배타적 감정이 아니라 전 인류의 공존공생을 위한 것이며 동양평화와 세계평화로 가는 길임을 분명하게 선언했습니다.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 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이 서로 재앙을 피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임을 밝혔습니다. 오늘날에도 유효한 우리의 정신입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습니다. 역사를 거울삼아 한국과 일본이 굳건히 손잡을 때 평화의 시대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힘을 모아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할 때 한국과 일본은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지난 100년, 우리가 함께 대한민국을 일궈왔듯 새로운 100년, 우리는 함께 잘 살아야 합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고 공정하게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차별받지 않고 일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함께 잘 살기 위해 우리는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걷고 있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길은 100년 전 오늘, 선조들이 꿈꾸었던 나라이기도 합니다. 세계는 지금 양극화와 경제불평등, 차별과 배제, 나라 간 격차와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문제해결을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우리의 도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능동적으로 이용하는 국민입니다. 우리는 가장 평화롭고 문화적인 방법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아름다운 꽃을 피웠습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힘도 모두 국민에게서 나왔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100년은 평화가 포용의 힘으로 이어지고 포용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내는 100년이 될 것입니다. 포용국가로의 변화를 우리가 선도할 수 있고, 우리가 이뤄낸 포용국가가 세계 포용국가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3.1독립운동은 여전히 우리를 미래를 향해 밀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유관순 열사의 공적심사를 다시 하고 독립유공자 훈격을 높여 새롭게 포상하는 것도 3.1독립운동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유관순 열사는 아우내 장터의 만세시위를 주도했습니다. 서대문형무소 안에 갇혀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3.1독립운동 1주년 만세운동을 벌였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큰 공적은 ‘유관순’이라는 이름만으로 3.1독립운동을 잊지 않게 한 것입니다. 지난 100년의 역사는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변화와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앞으로의 100년은 국민의 성장이 곧 국가의 성장이 될 것입니다. 안으로는 이념의 대립을 넘어 통합을 이루고 밖으로는 평화와 번영을 이룰 때 독립은 진정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3월 1일 대통령 문 재 인

구체적인 독립 운동의 내용과 의미를 검토하며 '친일잔재 청산'을 통하여 진정한 독립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에 대한 언급은 적의가 없고 같은 민족으로서의 대상입니다. 대통령의 공적을 확인하던 과거의 삼일절 연설문과는 격이다른 내용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비상한 시국에 3·1절 기념식을 열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지만, 1920년 3월 1일 첫 번째 3·1절을 기념하며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던 이곳 배화여고에서 3·1절 101주년 기념식을 열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1919년 12월,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민주공화국의 첫 번째 달력 ‘대한민력(大韓民曆)’을 발간하면서 3월 1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하고 국경절로 표시했습니다. 임시정부는 3월 1일을 ‘대한인이 부활한 성스러운 날(聖日)’로 내무부 포고를 공포하며 상해에서 최초의 3·1절 기념식과 축하식을 거행했고, 배화학당을 비롯한전국, 해외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념 만세시위가 열리는 구심 역할을 했습니다. 서대문 감옥에서는 유관순 열사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독립 만세를 외쳤고, 동경과 블라디보스토크, 미국, 프랑스에서도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자주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겨레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3·1독립운동 기념식은 일제강점기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일제는 특별경비와 예비검속으로 그날의 기억을 지우고 침묵시키고자 했지만, 학생들은 동맹휴학으로, 상인들은 철시로,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습니다. 1951년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외환위기가 덮쳐온 1998년에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3·1독립운동을 기념하며 단결의 큰 힘을 되새겼습니다. 함께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3·1독립운동으로 되새깁니다. 매년 3월 1일, 만세의함성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오늘의 위기도 온 국민이 함께 반드시 극복해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1919년 한 해에만 무려 1,542회에 걸친 만세시위운동으로 전국에서 7,600여명이 사망했고, 1만 6,000여 명이 부상했으며, 4만 6,000여 명이 체포·구금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일제의 탄압이 가혹했지만, 우리겨레의 기상은 결코 꺾이지 않았습니다. 학생·농민·노동자·여성이 스스로 독립과 자강, 실력양성의 주인공이 되면서 오히려 더 큰 희망을 키웠습니다. 1920년 1월 13일, 임시정부의 기관지 〈독립신문〉은 대한독립군 홍범도 의용대장의 권고문을 실어 무장투쟁의 정당성과 국토회복의 각오를 다졌습니다. 1월30일에는 서간도 신흥무관학교에서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주역이 될 76명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민족교육운동으로 실력을 양성했고, 여성의 교육과 권익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일제의 수탈과 억압에 저항했고, 기업가들은 근대적 기업을 일구기 위해 분투했으며, 국민은 민족경제 자립운동을 펼쳤습니다. 자각한 국민의 자강 노력이 이어지면서 1920년에만 무장항일독립군의 국내 진공작전이 무려 1,651회나 펼쳐졌습니다. 그해 6월, 우리 독립군은 일본군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로 전면전을 벌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바로 홍범도 장군이 이끈 봉오동 전투였습니다. 임시정부는 이를 ‘독립전쟁 1차 대승리’라 불렀습니다. 1920년 3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독립군 북로군정서와 체코군 간에 무기매수계약이 이루어졌습니다. 9,000명의 인간사슬로 연결해 운반해온 이 무기들이 10월 청산리 전투 승리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신식 무기로 무장하고 체계적으로 훈련된 군대와 식량과 의복을 지원한 우리 겨레 모두가 독립군이었고 승리의 주역이었습니다. 봉오동·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국민과 함께 3·1독립운동이 만들어낸 희망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 저는 온 국민께서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모신 데 이어,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하며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하여 안장할 것입니다. 협조해 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와 크질오르다주 정부 관계자들, 장군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 주고 묘역을 보살펴 오신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독립운동가 한 분 한 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열어갈 힘을 키우는 일입니다. 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입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왔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목표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하면 해낼수 있다는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극복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우리는 단합된 힘으로 역량을 길렀습니다. 무상원조와 차관에 의존했던 경제에서 시작하여 첨단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했고, 드디어 정보통신산업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지금도 온 국민께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우한의 교민을 따뜻하게 맞아 주신 아산·진천·음성·이천 시민과 서로에게 마스크를 건넨 대구와 광주시민, 헌혈에 동참하고 계신 국민께 경의를 표합니다. 전주 한옥마을과 모래내시장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 곳곳의 시장과 상가로 확산되고 있고, 은행과 공공기관들도 자발적으로 상가 임대료를 낮춰 고통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성금을 내고 중소 협력업체에 상생의 손을 내밀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격리병동에서 분투하고 있습니다. 고통을 나누고 희망을 키워 주신 모든 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입니다. 전국에서 파견된 250여 명의 공중보건의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인 많은 의료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뒤로한 채 대구·경북을 지키고, 많은 기업과 개인이 성금과 구호품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대구시, 경상북도와 함께 정부는 선별진료소와 진단검사 확대, 병상 확보와 치료는 물론 추가 확산의 차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국민께서 힘을 모아 주실 것이라 믿으며, 반드시 바이러스의 기세를 꺾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 믿습니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단계로 올려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비상경제시국이라는 인식하에 경제활력을 되살리는 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관광·외식업, 항공·해운업 등에 대한 업종별 맞춤형 지원을 시작했고, 더욱 강력한 피해극복 지원과 함께 민생경제 안정,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전례 없는 방안을 담은 ‘코로나19 극복 민생·경제 종합대책’도 신속하게 실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예비비를 적극 활용하고 추가경정예산안을 조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떠나 대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입니다. 서로를 신뢰하며 협력하면 못해낼 것이 없습니다.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새로운 독립의 완성입니다. 정부가 앞장서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합시다.

국민 여러분!
지금 세계는 재해와 재난, 기후변화와 감염병 확산, 국제테러와 사이버범죄 같은 비전통적인 안보위협 요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3·1독립선언서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통합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평화와 인도주의를 향한 노력은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입니다.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랍니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더욱 안전해질 것입니다. 남북은 2년 전 9·19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무력으로 맞섰지만, 일본에 대한 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동양평화를 이루자는 것이 본뜻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3·1독립운동의 정신도 같았습니다.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 주길 바랍니다. 역사를 거울삼아 함께 손잡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길입니다.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우리는 국가적 위기와 재난을 맞이할 때마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습니다. 단합된 힘으로 전쟁과 가난을 이겨냈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냈습니다.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습니다. 억압을 뚫고 희망으로 부활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지난100년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되었듯이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되살려낼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오늘을 이겨냅시다. 새로운 100년의 여정을 힘차게 걸어갑시다. 감사합니다.

2020년 3월 1일 대통령 문 재 인

코로나 감염병 확산이라는 위기감과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모신 일등이 함께 합니다. 남북의 공동협력에 대해 논하고 미래를 말합니다. 다음은 102주년 기념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3·1독립운동이 시작된 역사의 현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3·1독립운동 기념식이열리게 되어 참으로 뜻깊고 감회가 큽니다. 102년 전 오늘 이곳 탑골공원에서 민족의 회복과 도약이 시작됐습니다. 천도교·기독교·불교가 종교의 벽을 넘어 한마음이 되었고, 학생들이 민족 대연합의 선두에 섰습니다.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한 청년이 팔각정에 올라 독립선언서를 낭독했습니다. 낭독이 끝나자 만세 소리가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비폭력운동, 3·1독립운동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자유와 독립의 외침은 평범한 백성들을 민주공화국의국민으로 태어나게 했고, 정의와 평화, 인도주의를 향한 외침은 식민지 백성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함성이 됐습니다. 3·1독립운동은 식민지배의 수탈로부터 민족의 삶을 회복하기 위해 온 국민이함께한 운동이었습니다. 3·1독립운동으로 우리는 식민지 극복의 동력을 찾았고,민족의 도약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역경을 헤쳐 나가며 대한민국 역사의 반전을 이룬 자랑스러운 선조들께 깊은 존경을 바칩니다.

국민 여러분!
100년의 긴 세월이 흘렀지만 국난에 함께 맞서는 우리 국민의 헌신과 저력은한결같습니다. 한 해를 넘긴 코로나19의 위협에 우리는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년 국민께서는 방역의 주체가 되어 대한민국을 지켜 주셨습니다. 방역요원과 의료진은 직업적 책임감을 뛰어넘는 놀라운 헌신과 희생을 보여 주었습니다. 3·1독립운동 전해, 일제의 무단통치와 수탈에 신음하던 1918년에도 ‘스페인독감’이라는 신종 감염병이 우리 겨레에 닥쳤습니다. 당시 인구의 40%가 넘는 755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 14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콜레라 역시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치명률이 65%에 이르렀고, 1920년에만 1만 3,500여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제는 식민지 백성을 감염병으로부터 지켜 주지 못했습니다. 방역과 위생을구실로 강제 호구조사와 무조건 격리를 일삼았고, 1920년 당시 의사 1인당 담당인구수가 무려 1만 7,000명에 달했습니다. 그와 같은 척박한 의료현실 속에서 의학도들은 3·1독립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경성의전과 세브란스의전 학생들이 탑골공원의 만세시위를 주도했고, 세브란스병원 간호사들과 세브란스의전 간호부 학생들 역시 붕대를 가지고 거리로 뛰쳐나와 동참했습니다. 체포된 학생들 가운데 경성의전 학생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가족과 이웃, 공동체의 생명을 지킨 것은 3·1독립운동으로 각성한 우리 국민스스로였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자 의료인들은 독립운동으로 탄압받는 민족의 구호를 위해 상해에서 대한적십자회를 설립했고, 1920년에는 적십자간호원양성소를 세워 독립군을 치료할 간호사들을 길러 냈습니다.
콜레라가 유행하자 전국 곳곳의 청년·학생들은 청년방역단을 조직하여 무료예방접종과 소독 등의 방역 활동을 벌였고,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서울에서는 13개 동 3,000여 가구가 연합 자위단을 조직해 콜레라에 맞섰습니다. 효자동을비롯한 8개 동 주민은 전염병 병원 설립을 위한 조합을 결성했고, 1920년 9월 4일, 마침내 최초의 사립 전염병 격리병원 ‘효자동 피병원’이 설립됐습니다. 조선인이 지은 병원에서 조선인 의사와 간호사, 한의사가 전력을 다해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오늘의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보면 우리 스스로 우리 환자를 돌보려 했고, 우리 스스로 의료 체계를 갖추려 했던 선대들의 노력이 참으로 가슴 깊게 다가옵니다. 오늘 우리가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는 힘이 100년 전 우리 의료인들의 헌신과 희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국민 여러분!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 보건·의료 체계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할 수 있게됐습니다. 저소득층은 언제든 연간 80만 원 이하의 자부담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중증환자 보장률도8 0%까지 올랐습니다. 우리 의료는 대장암과 위암을 비롯한 각종 암과 뇌졸중 치료에서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고, 기대수명과 영아 사망률, 암 질환 생존율 등 주요 지표에서 OECD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보건·의료 체계와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 K-방역의 기반이 됐습니다. 100년이 흘렀지만 한결같은 것이 또 있습니다. 서로를 돌보고 의지하는 포용과 상생의 마음입니다. 이야말로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우리 국민의 힘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많은 위기와 역경을 이겨 왔고, 지금도 코로나19위기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3·1독립운동은 민족지도자들이 시작했지만 온갖 탄압을 이겨내며 전국적인만세운동으로 확산시킨 것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 이웃을 위해 매일 아침 마스크를 챙겨 쓰는 국민의 손길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국민의 가슴 깊은 곳에도 국난 극복을 위해 함께한3· 1독립운동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웃을 위해 인내하고 희생해 온 국민과 지금 이 순간에도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코로나19와 기나긴 싸움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충분한 물량의 백신과 특수 주사기가 확보되었고, 계획대로 접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끝까지 방역에 최선을 다하며, 국민 한 분 한 분이 모두코로나19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 때까지 백신 접종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다음겨울에 접어드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이룰 것입니다.
코로나19 방역에 있어서 정부가 시종일관 지켜온 제1의 원칙이 ‘투명성’입니다. 정부는 방역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항상 투명하게 공개해 왔습니다. 백신 접종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신 접종의 전략과 물량 확보, 접종 계획과 접종 현황을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 언제나 국제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국민께서는 백신불신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를 경계해 주시고,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1946년, 해방 후 처음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임시정부 국무위원 조소앙 선생은 “우리 동포를 자유민이 되게 하고, 정치적 권리를 갖게 하고, 의식주 걱정 없는 진정한 광복을 이루겠다.”라고 선언했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건국이념으로 우리 스스로 힘이 있을 때 개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 평등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삼균주의(三均主義)를 공표했습니다. 소박하지만 원대한꿈이었고, 우리는 이 꿈 위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뤘습니다.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로 성장했고, 세계 7대 수출 강국이 되었으며,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우리의 첨단 IT 제품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에 이어,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미래차에서도 앞서가고 있습니다. 소재·부품·장비산업에서 자립을 이뤄가고, 시스템 반도체와바이오산업의 성장 속도도 자랑할 만합니다. 우리 청년들의 고등교육 이수율도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지식을 쌓은 우리 국민의 저력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우리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힘으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방역과 경제의 모범을 만들어 왔고, K-방역의 성과와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과 보건 취약 국가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 파리평화회의의 문턱에서 가로막혔던 우리가 이제는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을 만큼 당당한나라가 됐습니다. 올해 G7 정상회의 참여로 우리가 이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성취 위에서 ‘선도국가 대한민국호’가 출발하는 확실한 이정표를 만들겠습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와 협력 속에서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세계와 함께 회복하고도약할 것입니다.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은 이곳에서 인류 평등의 대의와 함께 독립선언의 목적이 일본을 미워하고 배척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라 간의 관계를 바로잡아 동양평화와 세계평화를 이루고자 함에 있다는 것을 선포하고, 비폭력 평화운동을 선언하였습니다. 우리는 100년 전의 선조들로부터 나라 간의 호혜 평등과 평화를 지향하는 정신을 물려받았습니다.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에 맞서 연대와 협력,다자주의와 포용의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절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힘이 지배하는 일방적인 세계질서 속에서 식민주의와 전쟁으로 인류 모두가 불행해지는 시대를 넘어섰습니다.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으며, 백신의 조기개발을 위해 세계 각국이 협력해야 하고, 세계적인 집단면역을 위해 개발도상국과 백신을 공평하게 나누어야 한다는 것도 인식하게 됐습니다.
이제 세계는 공존과 새로운 번영을 위해 연대와 협력, 다자주의 정신을 되살려야 합니다. 코로나19 극복은 물론 기후변화 대응 같은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다자주의에 입각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다자주의에 입각한 연대와 협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도 생겼습니다. 지난해 12월 우리는 미국·중국·러시아·몽골과 함께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출범시켰습니다. 일본도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도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국들과 협력할 것입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과 가축 전염병의 초국경적인 확산은 한 나라의 차원을 넘어 다자주의적 협력에 의해서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도 변함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전쟁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3대 원칙에 따라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것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한반도와동아시아에 상생과 평화의 물꼬를 트는 힘이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일본과 우리 사이에는 과거 불행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불행했던 역사 속에서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그 역사를 잊지못합니다.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지금 한일 양국은 경제·문화·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 됐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한일 양국은 일종의 분업구조를 토대로 함께 경쟁력을 높여 왔고,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길입니다. 한국은 과거 식민지의 수치스러운 역사와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렀던 아픈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교훈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습니다.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것입니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이웃 나라간의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3·1독립선언서는 일본에게 용감하고 현명하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참된이해를 바탕으로 우호적인 새로운 관계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리의 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일 양국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며 함께 걷고 있습니다. 올해 열리게될 도쿄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입니다. 나아가한일 양국이 코로나19로 타격받은 경제를 회복하고 더 굳건한 협력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 곁에 계신 생존 독립유공자는 스물네 분에 불과합니다. 모두 아흔을훌쩍 넘기셨습니다. 독립유공자들은 온몸으로 민족의 운명을 끌어안아 오신 분들이며, 독립유공자들께 명예롭고 편안한 삶을 드리는 것은 국가의 무한한 책임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독립유공자를 위해 찾아가는 재가복지서비스 특별기동반을 운영했습니다.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포함하여 모두 4만 4,000여 가구에 코로나19긴급구호 물품을 전해 드렸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병원에 모시고 다녔습니다. 해외 독립유공자와 후손들께도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지원했습니다.
정부는 이달부터 독립유공자들의 자택으로 직접 찾아뵙는 ‘한방주치의제도’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12월부터는 독립유공자를 비롯한 국가유공자들께 자율주행 스마트 휠체어를 지급하고, 인공망막, 스마트 보청기 개발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독립유공자 심사기준을 개선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독립유공자를 발굴·포상해 왔습니다. 독립운동 사료 수집을 강화하고 공적심사 기준을 더욱 개선해 포상 대상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3·1독립운동의 주역이었던 학생들은 1926년 6·10만세운동,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으로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면면히 이어갔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6·10만세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고, 올해부터 기념식을 정부 주관 행사로 거행하게 됩니다. 3·1독립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과 함께 3대 독립운동 모두가 국가기념일이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임시정부 요인 환국일인 올해 11월 23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드디어 개관합니다. 목숨을 건 무장투쟁과 의열 활동, 필사적인 외교전, 마침내 이뤄낸 광복군의 좌우합작과 국내 진공작전 준비까지 대한민국임시정부 27년의위대한 대장정을 생생하게 되살릴 것입니다.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가 미래세대에게 커다란 긍지와 자부심이 되길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3·1독립운동 이후 우리의 100년은 식민지배, 분단과 전쟁, 가난과 독재를 극복해온 100년입니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평화, 정의와 인도주의를 향해전진해온 100년입니다. 우리는 지금 3·1독립운동의 정신과 민주주의, 포용과 혁신의 힘으로 새로운길을 개척하고 있으며, 세계는 우리의 발걸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연대와 협력으로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것입니다. 인도주의와 다자주의, 상생과 포용의 정신으로 국제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이곳 탑골공원에는 위기와 역경 속에서 역사의 반전을 이룬 선열들의 정신이살아 있고, 우리는 선열들을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함께할 때 우리는 더욱 강합니다. 더 높이 도약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3월 1일 대통령 문 재 인

코로나 감염병의 위기가 짙게 드리운 기념사입니다. 과거 독립운동 시기에 '스페인독감'과 '콜레라' 등의 사례를 언급합니다. 보건의료에 대한 내용이 주가되는 특별한 삼일절 연설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으니 제103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마침내 국민 곁에 우뚝 서게 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개관과 함께 103주년 3·1절 기념식을 열게 되어 매우 감회가 깊습니다. 지난 100년 우리는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가 꿈꿨던 민주공화국을 일궈냈습니다.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억압받지 않는 나라, 평화롭고 문화적인 나라를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위대한 유산입니다. 민주공화국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리는 일은 오늘의 민주공화국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저는 취임 첫해 광복절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을 약속한데 이어, 그해 중국 방문 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경(重慶)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을 선열들께 다짐했습니다. 그약속과 다짐이 드디어 이루어졌습니다. 3·1독립운동의 정신과 임시정부의 역사,자주독립과 민주공화국의 자부심을 국민과 함께 기릴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기념관 건립에 오랜 시간 애써 오신 임시정부기념사업회와 김자동 회장님, 기념관건립위원회와 이종찬 회장님, 광복회와 독립유공자,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소중한 자료를 기증해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서대문독립공원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오늘 고난에 굴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와 선열들의 영혼이 임시정부기념관과 3·1독립선언기념탑, 순국선열추념탑을 기쁘게 맞이하는 듯합니다. 임시정부기념관에는 3·1독립운동의 함성이 담겨 있습니다.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며 나라의 독립에 한평생을 바쳤던 지사들의 애국심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뿌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역사는 평범함이 모여 위대한 진전을 이룬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역사입니다. 1919년 3월 1일, 이름 없는 사람들이 모여 태극기를 들었습니다. 만세 소리 가득한 거리에서 자신처럼 해방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비폭력의 평화적인 저항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독립의 함성은 압록강을 건너고 태평양을 넘어 전 세계에 울려 퍼졌습니다. 북간도와 서간도, 연해주에서 하와이(Hawaii)와 필라델피아(Philadelphia),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에서 만세 소리와 함께 태극기가 휘날렸습니다. 선조들은 식민지 백성에서 민주공화국의 국민으로 스스로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해 4월10일 서울과 만주, 연해주와 미주, 일본에서 온 민족대표 독립운동가들이 중국상해에 모여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임시의정원을 구성하여 국민이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되었음을 선언했습니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운동은 주권만 찾는 것이 아니다. 한반도 위에 모범적인 공화국을 세워이천만이 천연의 복락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안창호 선생은 임시정부 내무총장에 취임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1941년 임시정부 국무위원회는 ‘대한민국건국 강령’을 발표하고 광복 이후의 새로운 나라에 대한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정치·경제·교육·문화에서 균등한 생활을 누리는 민주공화국이 목표임을 다시 한번 천명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100년 그 목표를 하나하나 이루어냈습니다.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가난한 나라 대한민국은 청계천의 작은 작업장에서, 독일의 낯선 탄광과 병원에서, 사막의 뙤약볕과 전국 곳곳의 산업 현장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흘린땀방울로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외환위기를 비롯한 숱한 국난도 위기 속에서 더욱 단합하는 국민의 힘으로 헤쳐 올 수 있었습니다. 부산과 마산에서, 5월 광주에서, 6월의 광장과 촛불혁명까지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도 평범한 국민의 힘이었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국민의 힘으로 탄생했습니다. 이름 없이 희생한 분들의 이름을찾아드리고 평가받지 못한 분들에게 명예를 돌려드리는 것을 당연한 책무로 여겼습니다. 지난 5년 2,243명의 독립유공자를 찾아 포상했습니다. 그중에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가 245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후손을찾지 못해 훈장을 드리지 못한 독립유공자도 많습니다. 정부는 마지막 한 분까지독립유공자와 후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역에 묻혔던 독립유공자의 유해 봉환에도 힘썼습니다. 2019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를 봉환했고, 2021년 광복절에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셔왔습니다. 정부는 생활이 어려운 독립유공자 자녀와 손자녀에게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국가유공자 명패를 자택에 달아드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 46만 가정에 명패를 달아드렸고 올해에도 10만 가정에 명패를 달아드릴 것입니다. 평범한 이웃이 독립의 영웅이라는 사실은 지역사회에도 자긍심을 심어줄 것입니다. 정부는 지난 5년 위기 극복과 함께 미래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의 길을 개척했습니다. 위기 극복을 넘어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동력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냈습니다.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은 코로나19 터널을 헤쳐 간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방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우리 경제는 4% 성장률을 달성했고 1인당 국민소득3만 5,000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지니계수,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 3대분배지표가 모두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위기가 불평등을 키운다는 공식도 깰 수있었습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헌신해 주신 의료진과 방역진, 묵묵히 공동체의 일상을 지켜주신 필수노동자, 누구보다 어려움이 컸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일상의 불편을 감내해 주신 국민, 모두 위기 극복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는 주역입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 국민입니다. 국민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임기가 다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이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세계가 공인하는선진국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슴 벅찬 일은 대한민국이 수준 높은 문화의 나라가 된 것입니다. 3·1독립선언서에서 선열들은 독립운동의 목적이 풍부한 독창성을 발휘하여 빛나는 민족문화를 맺고, 세계 문화에 이바지할 기회를 갖는 데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 백범 김구 선생도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까마득한 꿈처럼 느껴졌던 일입니다. 그러나오늘 우리는 해내고 있습니다. 우리 문화예술은 전통과 현대 문화를 한국이라는그릇에 함께 담아 새롭게 변화시켰습니다. 한 세기 전, 선열들이 바랐던 꿈을 이뤄내고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가 세계를 뒤덮고 있습니다. BTS 열풍을 두고 <포브스>는 ‘새로운 표준’이라고 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은 칸과 아카데미를 석권했습니다.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이 세계의 사랑을 받고 <오징어 게임> 등 우리 드라마가 연속 홈런을 치고 있습니다. 서양 클래식 음악과 발레 같은 분야에서도 한국인들의 재능이 세계의 격찬을 받고 있습니다. 각 분야 문화예술인들의 열정과 혼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우리 문화예술을 이처럼 발전시킨 힘은 단연코 민주주의입니다. 차별하고 억압하지 않는 민주주의가 문화예술의 창의력과 자유로운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첫 민주정부였던 김대중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본 문화를 개방했습니다. 우리 문화예술은 다양함 속에서 힘을 키웠고, 오히려 일본 문화를 압도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영국 월간지 <모노클>은 우리의 소프트파워를 독일에 이은 세계 2위에 선정했습니다. 우리 문화예술의 매력이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여주고 있다는 사실을저는 순방외교 때마다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은 역대민주정부가 세운 확고한 원칙입니다.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안에서 넓어지고 강해집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문화예술은 끊임없이 세계를 감동시킬 것입니다. 우리에게 큰 자부심을 주고 있는 문화예술인들과 문화예술을 아껴주신 국민께 한없는 경의를 표합니다.

국민 여러분!
코로나19 위기 속에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디지털과 그린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중심주의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폭력과 차별, 불의에 항의하며 패권적 국제질서를 거부한3·1독립운동의 정신이 흐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대국, 글로벌 수출 7위의 무역 강국, 종합군사력 세계 6위, 혁신지수 세계 1위의 당당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새롭게 도약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의 한복판에서 시작한 한국판 뉴딜은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전략이 되었습니다. 디지털과 그린 뉴딜로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휴먼 뉴딜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지역균형 뉴딜로국가균형발전시대를 열며 혁신적 포용사회로 확실한 전환을 시작했습니다. 경제가 안보인 시대, 글로벌 공급망의 어려움도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세계최고 경쟁력을 갖춘 우리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다자주의에 입각한 연대와 협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이 생겼습니다. 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으로 초대받을 만큼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아세안을 중심으로 한 신남방정책, 유라시아 국가들과 신북방정책, 중남미와 중동까지 확장한 외교로 경제협력과 외교·안보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세계 최대의FTA,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지난달 발효되면서 우리는 세계 GDP의 85%에 달하는 FTA 네트워크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경제영역이 그만큼 넓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입니다. 3·1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습니다.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했고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루었습니다. 항일독립운동의 큰 줄기는 민족의 대동단결과통합이었습니다. 임시정부 산하에서 마침내 하나로 통합된 광복군은 항일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자취를 남겼습니다. 1945년 11월 고국으로 돌아온 임정 요인들은 분단을 막기 위해 마지막 힘을 쏟았습니다. 그 끝나지 않은 노력은 이제 우리의 몫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3·1독립운동의 열망처럼 그날의 이름 없는 주역들의 아들과 딸들 속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함성이 되살아날 것입니다. 우선 우리가이루어야 할 일은 평화입니다. 한국전쟁과 그 이후 우리가 겪었던 분단의 역사는 대결과 적대가 아니라 대화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출범 당시의 북핵 위기 속에서 극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룰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평화는 취약합니다. 대화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대화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를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가 의지를잃지 않는다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수 있습니다. 우리는 100년 전의 고통을 결코 되풀이하지 않을 것입니다. 평화를통해 민족의 생존을 지키고, 민족의 자존을 높이고, 평화 속에서 번영해 나갈 것입니다.
한일 양국의 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책무입니다. 우리 선조들은3·1독립운동선언에서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을 극복하고 동양의 평화를 위해함께하자고 일본에 제안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마음도 같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일관계를 넘어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합니다. 한때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때때로 덧나는 이웃 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물론 코로나19와 기후위기, 그리고 공급망위기와 새로운 경제질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과제의 대응에 함께하기 위해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우리는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활약한 분들을 임정 요인이라 불러왔습니다. 임정 요인이라는 단어에는 우리 후손들의 존경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 모두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소중한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선도국가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 길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임정 요인과 같습니다. 모두가 선구자이며, 모두가 중요한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누구도 대한민국을 흔들 수 없습니다. 이제 누구도 국민주권을 빼앗을 수없습니다. 이제 누구도 한 사람의 삶을 소홀히 대할 수 없습니다. 이곳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평범함이 이룬 위대한 대한민국을 기억할 것이며, 국민에게언제나 용기와 희망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독립의 열기로 뜨겁게 타올랐던 1919년의 봄, 고난과 영광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 마침내 우리 모두의 위대한 역사가 된 선열들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3월 1일 대통령 문 재 인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의미, 국제정세, 문재인 정부의 성과, 한일관계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군요. 이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를 다하고, 윤석열 정부가 새로운 삼일절 기념식을 맡게 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50만 재외동포와 독립유공자 여러분 오늘 백네 번째 3.1절을 맞이했습니다.
먼저,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04년 전 3.1 만세운동은 기미독립선언서와 임시정부 헌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로운 민주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이었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갈망했던 우리가 어떠한 세상을 염원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 상황,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절과 양극화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가 변화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될 것이 자명합니다. 아울러 우리는 그 누구도 자기 당대에 독립을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시절에, 그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에,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던진 선열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조국이 어려울 때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열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특히, 복합 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우리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해서 우리와 세계시민의 자유 확대와 공동 번영에 책임있는 기여를 해야 합니다. 이것은 104년 전,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외친 우리 선열들의 그 정신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가 이룩한 지금의 번영은 자유를 지키고 확대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보편적 가치에 대한 믿음의 결과였습니다. 그 노력을 한시도 멈춰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것이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선열에게 제대로 보답하는 길입니다. 영광의 역사든, 부끄럽고 슬픈 역사든 역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지키고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열을 기억하고 우리 역사의 불행한 과거를 되새기는 한편, 미래 번영을 위해 할 일을 생각해야 하는 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 기미독립선언의 정신을 계승해서 자유, 평화, 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2023년 3월 1일 대통령 윤 석 열

윤석열 대통령의 첫 삼일절 기념사는 간결하고 소탈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기치는 '자유'가 강조되고 삼일절의 정신 '독립'이 함께 하는 기념사입니다. 다음은 제105주년 삼일절 기념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와 독립유공자 여러분, 오늘, 3.1절 105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조국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105년 전 오늘, 우리의 선열들은 대한의 독립국임과 대한 사람이 그 주인임을 선언하였습니다. 손에는 태극기를 부여잡고, 가슴에는 자유에 대한 신념을 끌어안고, 거국적인 비폭력 투쟁에 나섰습니다. 1919년 기미독립선언서는 3.1운동의 정신을 이렇게 웅변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영원히 자유롭게 발전하려는 것이며, 인류가 양심에 따라 만들어 가는 세계 변화의 큰 흐름에 발맞추려는 것이다.” 기미독립선언의 뿌리에는 당시 세계사의 큰 흐름인 ‘자유주의’가 있었습니다. 선열들이 흘린 피가 땅을 적셔 자유의 싹을 틔우면, 후손들이 자유와 풍요의 나라에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3.1운동은 어느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미래지향적인 독립 투쟁이었습니다. 왕정의 복원이 아닌,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자유를 누리는 새로운 나라를 꿈꿨습니다. 그리고 선열들의 믿음과 소망은 지금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자유와 번영을 구가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우뚝 섰습니다. 기미독립선언서에서 천명한 대로, 새롭고 뛰어난 기운을 발휘하는 나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며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문화를 선물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여기까지의 여정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독립과 동시에 북녘 땅 반쪽을 공산전체주의에 빼앗겼고, 참혹한 전쟁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시련도 자유와 번영을 향한 우리의 도전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자본도 자원도 없었던 나라,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 고속도로를 내고, 원전을 짓고, 산업을 일으켰습니다.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절에도, 미래를 바라보며 과학기술과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저는, 수많은 역경과 도전을 극복해 온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여정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저와 정부는, 3.1운동의 정신인 자유의 가치를 지키며,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를 함께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3.1운동을 기점으로 국내외에서 여러 형태의 독립운동이 펼쳐졌습니다.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무장독립운동을 벌인 투사들이 계셨습니다. 국제정치의 흐름을 꿰뚫어 보며, 세계 각국에서 외교독립운동에 나선 선각자들도 있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과 문화독립운동에 나선 실천가들도 계셨습니다. 제국주의 패망 이후, 우리의 독립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모든 선구적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피와 땀이 모여, 조국의 독립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 역사가 대대손손 올바르게 전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어느 누구도 역사를 독점할 수 없으며, 온 국민과, 더 나아가 우리 후손들이 대한민국의 이 자랑스러운 역사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저와 정부는, 독립과 건국, 국가의 부흥에 이르기까지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후손들에게 올바르게 기억되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미독립선언서는 일본을 향해, 우리의 독립이 양국 모두 잘 사는 길이며, 이해와 공감을 토대로 ‘새 세상’을 열어가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습니다.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양국의 안보 협력이 한층 더 공고해졌습니다. 산업과 금융, 첨단 기술 분야에서 두텁게 협력하고 있고, 지난해 양국을 오간 국민들이 928만 명에 달합니다. 무력 충돌이 벌어졌던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는 양국이 서로의 국민을 구출하며 도움을 주고받았습니다. 이처럼 한일 양국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고, 역사가 남긴 어려운 과제들을 함께 풀어나간다면, 한일관계의 더 밝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 한일 수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보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양국 관계로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3.1운동은,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통일로 비로소 완결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모든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해나아가야 합니다. 북한은 여전히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를 이어가며, 최악의 퇴보와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은 오로지 핵과 미사일에 의존하며, 2600만 북한 주민들을 도탄과 절망의 늪에 가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이자 불멸의 주적으로 규정했습니다.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통일은 비단 한반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 정권의 폭정과 인권유린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의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입니다. 우리의 통일 노력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북한 주민들을 향한 도움의 손길을 거두지 않을 것이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탈북민들이 우리와 함께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따뜻하게 보듬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7월 14일을 <북한 이탈 주민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국민 모두가 탈북민에게 보다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배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통일은 우리 혼자서 이룰 수 없는 지난한 과제입니다. 국제사회가 책임 있는 자세로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자유로운 통일 대한민국은, 동북아시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이러한 역사적, 헌법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시대사적 대변혁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기미독립선언의 정신을 다시 일으켜, 자유를 확대하고, 평화를 확장하며, 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길 끝에 있는 통일을 향해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저희 정부가, 열정과 헌신으로 앞장서서 뛰겠습니다. 함께 손을 잡고, 새롭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갑시다!
감사합니다.

2024년 3월 1일 대통령 윤 석 열

삼일운동의 종착지는 통일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과 '자유'의 기치를 검토하고, 이승만 대통령과 안창호 선생을 떠올리는 독립 과정의 인물을 언급합니다. 일본과는 상호호혜의 가치를 북한 정권에는 인권과 자유의 가치가 필요함을 지적하였습니다. 

삼일절 기념사는 역대 정권의 입장과 동북아 관계를 옅볼 수 있는 소중한 사료입니다. 앞으로 있을 모든 삼일절 기념사는 여기에서 논하고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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