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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韻文 Verse

김승희 "새벽밥" 한국 (2006) c̅ 클로버 747TF

by 여우ㅤㅤ 2023. 11. 4.

2021년 1월 25일 월요일, 오전 7시 42분 영상 1도.
남의 아픔을 그들만의 것으로만 생각한다면 세상의 상처는 아물지 않을 것입니다. 남의 감정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영혼의 감수성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문학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일 것입니다. 아래는 김승희의 시입니다. 하얀 별이 밥이 될 정도로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나도 그들을 무르익게 하기 위해 품고 있어야 합니다.

새벽밥, 김승희*作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 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P.S.
2021년 1월 25일, 이 글을 마지막으로 타자기로 시를 음미하는 일은 잠시 그만두었습니다. 
왜냐하면 2021년 1월 27일, 제가 지도하던 6명의 학생들이 첫 국가고시 실기시험에 불합격하여 이 친구들의 합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코로나 감염병 시기로 불가피하게 화상회의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모니터 너머로 고개를 들지 못하던 남학생과 슬픔에 눈물을 흘리던 여학생에게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자"며 긍지를 주문했던 사연이 당분간 시를 노래할 수 없게 된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날 이래로, 2021년은 우리 학생들과 토요일이나 일요일 또는 공휴일 등, 여러 날들을 이용하여 실기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잘 따라와줬던 학생들이 고마웠기도 했고, 재시험 당일 잘봤냐 묻던 안부전화에 또 다시 눈물을 흘리던 여학생의 통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다행히도 모든 학생들은 다음 시험에 합격해서 전문의료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몇 줄 안되던 마지막 시가 저에게 노래하던 가르침은 그러했습니다. 언제나 우리 학생들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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