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韻文 Verse

황동규 "즐거운 편지", 한국 (1958) c̅ 마라톤 Teens

by 여우ㅤㅤ 2023. 11. 4.

2021년 1월 21일 목요일 오전 7시 19분 1도
우리나라의 유명한 시들은 보통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서 그런 시들이 한국적 정서로 흐르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이 시는 즐겨지는 것이 아니라 주입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입제도에서 수십 년이 지나 마주한 시가 혈관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낀다면 우리의 입시제도가 우리에게 정서에 씨앗을 심어주지는 않았을까요?

즐거운 편지, 황동규*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黃東奎 1938-)는 대한민국의 시인이자 영문학자이다. 소설가 황순원의 장남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