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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韻文 Verse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한국 (1985) c̅ 클로버 747TF

by 여우ㅤㅤ 2023. 11. 4.

2020년 12월 30일 수요일 오전 7시 흐림, 영하 11도.
참고 기다리기엔 교훈이 씁쓸합니다. 이 타자기에 익숙해지는데 한달이 걸렸는데 아직도 오타가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세상에 오타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닌하요. 요즘 세상은 시 한편으로 아주 재미있는데, 이를 통해 '사랑해'라는 단어의 새로운 의미를 꼭 알고 싶습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作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서성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설레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서성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1952-)는 대한민국의 시인이자 교수이다. 1980년 중앙일보(中央日報) 예술부의 신춘문예(新春文藝)와 '연혁'이 당선되면서 등단한 시인이다. 본명은 황재우(黃芝雨)이며 1952년 1월 25일 전남 해남군 북일면 신월리에서 출생한 그는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입시를 재수했고 1972년 서울대학교 미술학과에 입학했다. 친구 이성복과 함께 1990년대 많은 젊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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