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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韻文 Verse

김현승 "가을의 기도", 한국 (1956) c̅ 스미스-코로나 클래식

by 여우ㅤㅤ 2023. 11. 4.

2020년 12월 9일
사랑하는 후배가 오늘 개업을 하는데 사실 편지를 쳐서 개업일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벌써 도착했네요. 오늘에 맞춰서 작은 화분을 보내주기로 했는데 잘 도착할지 모르겠습니다. 성공적인 개업을 기원합니다. 오늘 타이핑은 어제 했던 시와 똑같은 시인데 어제 소리가 너무 안 좋아서 재생목록에 교체하려고 다시 작성합니다.

가을의 기도, 김현승*作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1913.4.4~1975.4.11)은 1913년 한국 평양에서 태어났다. 그는 소위 눈물, 보석, 별의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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